“노메달 선수도 박수를” 천사의 특별한 마중

입력 2010-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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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천사.

‘토리노 금메달’ 변천사 공항 방문 “입상 못한 언니들 더 보고싶어요”
“언니들이 많이 힘들고 지쳤을 텐데…. 같이 수다 떨어주고 싶어요.”

2일, 인천국제공항.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을 마친 한국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인파 속에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바로,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변천사(23·고양시청·사진)였다.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TV로 올림픽을 지켜본 변천사는 김민정(25·용인시청), 조해리(24·고양시청) 등과 절친한 사이다. 여자쇼트트랙은 밴쿠버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올림픽금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김민정과 조해리는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걸지 못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 메달이 꿈이잖아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제가 4년 전에 1500m 끝나고 바로 귀국한 것과 똑같은 거잖아요.” 한국은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3000m계주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실격을 당했다. 변천사 역시 토리노동계올림픽 여자1500m 결선에서 3위로 들어오고도 실격으로 메달을 놓쳤다. 두 선배의 아픈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변천사는 “메달을 딴 선수보다 언니들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내 한국선수단이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고,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앞서서 입국하는 영광은 메달리스트들의 몫. 변천사가 두리번거렸지만, 언니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변천사는 “여자쇼트트랙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메달을 못딴 선수들도 격려해 달라”며 선수단 쪽으로 ‘천사’의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국제공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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