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김성근 감독의 ‘무한 사랑’
팔꿈치 통증 호소…스케줄 조절재검진 결과에 안도…훈련 재개
“개막전 목표…시범경기 안쓸 것”
‘대한민국 에이스’ 김광현(22·사진)의 복귀 등판 시점은 SK에서도 극비 중의 극비에 속한다. 정보는 흘러 다니지만 아무도 함부로 발설하지 못하는 사안이다. 그 누구도 정확하게, 책임지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광현 자신조차도. 유일한 예외라면 결정권자인 SK 김성근 감독뿐이다.
한 가지 사실은 SK가 건드리면 깨질세라 불면 날아갈세라 금지옥엽처럼 다루고 있는 대목이다. 일본 나고야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다음에야 오키나와 재활캠프로 보냈다. 거기서 다시 고지캠프로 합류하기까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주일을 더 기다려줬다. OK 사인이 나와 고지로 건너왔다가 다시 오키나와로 이동하고 얼마 안돼 김광현은 또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때 김 감독이 김광현, 트레이너 코치들과 면담을 잡고 향후 스케줄 조정조차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SK는 일본 고베의 병원에 김광현을 보내 재차 정밀검사를 시켰다. ‘병원은 괜찮다는데 선수는 아프다’고 하는 긴급 상황에서 김광현을 심리적으로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재검이라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고베 병원에서도 ‘이상 없음’ 결과가 나오자 비로소 훈련이 본격 재개됐다. 그 이전까진 혹시라도 통증이 악화될까봐 체력훈련만 했는데 마침내 공을 만지는 단계에 들어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마음고생이 어찌나 심했던지 구단 사람들이 말 걸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살이 쪽 빠졌다고 했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작용한 때문일 터다. 그러나 두 번째 검진 직후, 고베에서 오키나와로 돌아온 김광현의 얼굴은 다시 밝아졌다고 한다.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김 감독은 “김광현을 시범경기엔 일체 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목표는 개막”이라고 했다. 말투는 퉁명스러워도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로서 김광현의 투구를 언제 볼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관건은 그 속도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