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추신수 인터뷰] “연봉? 1000만달러라면 모를까…”

입력 2010-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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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추신수가 김용달 전 LG코치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굿이어(미 애리조나주) | 문상열 통신원

결코 평범한 선수되지 않을 것
장기계약 원하나 싼값엔 NO
내가 원하는 것 얻기 위해
에이전트도 보라스로 바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28)는 시범경기를 하루 앞둔 5일(한국시간) 특별타격훈련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 다른 선수들은 모두 클럽하우스로 돌아갔지만 추신수는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클리블랜드 넘버원 필드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데이비드 월리스 코치가 배팅볼을 던져주고, 존 누널리 타격코치는 팔 스윙을 교정해주고, 매니 악타 감독은 외야에서 추신수의 타격을 지켜봤다. 추신수의 특타가 끝난 뒤 악타 감독에게 “특타를 지시했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하라고 한 적이 없다. 추신수가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에게는 6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 대비해 테이크백 때 앞으로 나오는 팔 동작을 교정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했지만 연봉협상을 앞두고 5일 저녁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만나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매우 긴요했다. 특타를 마친 추신수는 클럽하우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솔직한 인터뷰를 가졌다.
-오늘 특별타격훈련을 했는데.


“아침부터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요청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라 이르지만 배팅볼은 치기 좋은 볼이다. 그런데도 자꾸 땅볼, 플라이볼이 나와 짜증이 난다. 연습 때 100%% 타격을 해도 실제 경기에서는 50%% 정도를 보여줄까 말까 하는데 연습 때도 정상적인 타격을 못한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몰랐던 부분을 찾았다.”


-새로운 타격코치의 스타일은.


“서로 맞춰가고 있다. 사람마다 스윙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맞추려고 한다. 조금씩 양보하고 들을 것은 듣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된다.”

-최근 에이전트를 바꿨다. 1년 계약이든 다년 계약이든 스콧 보라스에게 맡기는 것인가, 본인이 원하는 계약을 택하는 것인가.


“장기계약은 모든 선수들이 원하고 나 역시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나도 싼 가격에는 할 마음이 전혀 없다. 장기계약을 원하지만 액수가 맞아야 된다. 보라스와 합의점을 찾아야 되겠지만 아직은 계약문제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보통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1년 계약을 맺고 FA가 되면 장기계약을 한다. 그렇다면 2010년에는 다년계약도 가능하다는 뜻인가.

“나는 하고 싶은데 팀이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 구단도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바꿨다는 소리를 듣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보라스가 원하는 만큼의 액수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합의점은 찾아야 된다고 본다.”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바꿨다는 것은 인디언스와도 비즈니스 관계가 된다는 뜻인데.


“그렇다. 왜 바꿨는지는 이미 말했다. 그동안 인간관계로 대하면서 너무 힘이 들었다. 의리와 정으로 대했을 때 나에게 돌아온 것은 없었다. 예전에는 나보다 남을 먼저 헤아리는 자세로 살면서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이제는 나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예전에도 나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내가 미국에 평범한 선수가 되려고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목표를 맞춰줄 적임자가 보라스라고 판단했다. 보라스에게 속을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믿을 거다.”


-어제 김병현을 만나 식사를 한 것으로 아는데.

“많은 조언을 들었다. 그동안 언론에서 김병현 선배를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만나보니 그게 아니었다. 두 번째 만났는데 얘기를 해보니 그동안 보도와는 너무 틀리구나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그렇게 만든 것 같다. 많은 조언과 경험담을 들었다. 도움이 많이 됐다.”


-1년 계약이든 다년 계약이든 조만간 밀리언달러 연봉자가 된다. 밀리언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가.


“많은 선수들이 밀리언을 받고 있다. 텐 밀리언(1000만달러)이라면 모를까 밀리언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데.”

-앞으로 수천만달러 연봉 선수가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우선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준 가족을 돌보겠다. 그리고 어려운 어린 선수들을 돌보고 싶다. 나도 어렵게 운동을 했다. 나는 잘 알고 있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회비 낼 돈도, 장비를 구입할 돈도 없는 어린 선수들이 주위에 많다. 이들을 도와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야 야구도 발전한다고 본다.”

굿이어(미 애리조나주)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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