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핫 플레이어 ‘4인 4색’]종범, 기선제압 아치-현준, 151km 씽씽투

입력 2010-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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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선제솔로포 V 견인

KIA 이종범. [스포츠동아 DB]




쌀쌀한 날씨, 그러나 몸을 풀러 나온 삼성 선발 나이트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미트에 펑펑 꽂았다. 전날 KIA는 단 1안타로 침묵하며 1-4로 삼성에 패했다. 그나마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득점해 영패를 면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타선의 깊은 침묵에 조범현 감독도 걱정이 컸다. 7일 2차전에서도 KIA 톱타자 김원섭은 나이트의 강속구에 맥없이 삼진을 당했다.

다음 타자 이종범은 배트를 힘껏 휘두르며 타석에 섰다. 팀 최고참으로 축 처진 타선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었다.

첫 타자 삼진으로 직구에 자신감이 붙은 나이트는 초구에 시속 145km짜리 빠른 공을 던졌다. 가운데 높은 코스.

이종범은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추며 밀어쳤고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선제 솔로홈런. 이종범이 불을 붙이자 후배들도 힘을 내며 안타를 치기 시작했고 KIA는 이날 9안타 5득점으로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류현진 선발 2이닝 무실점

 류현진. 스포츠동아DB

한화 에이스 류현진(23)은 7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1회 선두타자 김주찬을 3구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2이닝 동안 7타자를 맞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40개에 최고 구속은 146km.

“일본 전지훈련 때 상대팀에서 신인 때 구위로 돌아갔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도 볼이 좋다”는 게 한대화 한화 감독의 평가.

류현진은 프로 첫해였던 2006년 18승6패1세이브, 방어율 2.23으로 투수 부문 3관왕에 오르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뱃살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지난 겨울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몸은 가벼워졌지만 볼은 더 묵직해졌다.

어깨쪽에 가벼운 담이 올라 예정보다 1이닝을 덜 던진 그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날씨가 추워 전력을 다해 던지지 않았다. 짧은 이닝이라 코너워크에 중점을 뒀다. 상대 타자들도 아직 몸이 덜 풀려서인지 무난하게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박현준 완급 조절 ‘굿’

문학구장의 날씨는 섭씨 8.3도였지만 햇볕도 안 들고, 바람은 꽤 쌀쌀했다. 이 조건에서 SK 대졸 2년차 사이드암 박현준(24)은 4-3으로 앞선 8회 등판했다.

첫 타자 볼넷, 그 다음 타자는 중전안타. 이어 포수 허웅의 패스트볼로 무사 2·3루로 몰렸다. 여기서 두산 3번 고영민과 4번 김재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번 이원석은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홀드에 성공. 최고 구속 151km를 문학구장 전광판에 찍었고, 140km대 중후반의 직구와 120km대 변화구로 완급을 조절했다.

경기 직후 SK 김성근 감독은 “못 던졌다. 무사 2·3루에서 잘 던진 것보다 주자를 두 명이나 출루시킨 것이 문제”라고 칭찬 대신 지적을 가했다. 역설적으로 불펜이 헐거워진 SK에서 뉴 페이스로서 그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는 대목.

박현준은 “캠프에서는 밸런스가 안 맞아 걱정했는데 오히려 시범경기에서 잘 되고 있다. 다음 피칭이 기다려진다”고 예의 당돌함을 드러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손승락 9회 등판 깔끔투

 손승락. 스포츠동아DB

넥센 손승락(28)이 새 마무리투수로 시험대에 섰다. 7일 목동 LG전에서 2-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지만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최고 구속은 149km. 첫 타자 박병호에게 볼넷 후 곧바로 박경수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고 조인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를 지켰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한 손승락은 2006년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1년간 재활훈련을 하다 경찰청에 입대했고, 지난해 10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경기 후 김시진 감독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게 흠이지만 자신이 힘으로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면서 믿음을 보였다.

손승락은 “경찰청에서도 다양한 변화구를 만드는 등 선발로 준비했는데 솔직히 마무리를 맡을 줄 몰랐다”면서 “수술 후 아픈 적이 없다. 연투도 문제없다. 흥분되고 재미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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