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화. 스포츠동아 DB
삼성 선동열 감독은 12일 대구구장에 나와 전날 4이닝 동안 4사구 7개(볼넷 5·사구 2개)를 내주며 무너진 LG 서승화(사진)에 대해 “좌완에다 정말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인데 볼넷으로 주자를 모아둔 뒤 안타를 맞아 실점한다. 연속안타로 실점할 확률은 적은데 항상 볼부터 던지는 게 문제다. 프로 들어온지 꽤 됐는데 쉽게 안 되는 모양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순간 LG 박종훈 감독이 전날에 이어 또 삼성 덕아웃으로 먼저 다가왔다.
선 감독은 “제가 먼저 가려고 했는데 서승화를 붙잡고 한참 얘기를하셔서 인사하러 가지 못했습니다”라며 웃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박 감독은 “우리 승화를 한 2개월쯤 맡기면 안 될까요? 선 감독이 좀 만들어 주세요”라고 농담을 걸었다. 그러자 선 감독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저도 스트레스 쌓입 니 다 ” 라며 양손을 휘저었다 .
순간 폭소가 터졌다. 그렇잖아도 서승화의 컨트롤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박 감독이 맡아달라고 하니 즉각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그러나 박 감독이 인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 선 감독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우리 팀 선수하고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공짜로) 2개월 동안 데리고 써볼 걸 그랬나?”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