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출연 Yes…식상 연기 No!

입력 2010-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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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배우 김미숙·이순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중견배우 김미숙·이순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미숙 이순재 등 중견배우들
정반대 캐릭터 변신도 베테랑

안방극장에서 중견 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드라마에서 젊은 주연들을 든든히 받쳐줄 수 있는 중견 스타들의 수가 한정되다 보니 드라마나 채널만 다를 뿐, 비슷한 역할을 계속 맡아 ‘그 얼굴이 그 얼굴’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몇몇 베테랑 연기자들이 겹치기 출연이지만 고정화된 이미지 대신 작품에 따라 새롭게 변신하는 과감한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미숙은 13일부터 시작한 SBS 새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캐릭터를 확 바꾸었다. 현재 출연중인 KBS 1TV 일일극 ‘바람불어 좋은날’에서는 평소 이미지처럼 단아한 유치원 원장으로 등장하지만, ‘이웃집 웬수’에서는 앞머리를 뱅스타일로 귀엽게 자르고 목소리 톤도 한 톤 높여 최대한 귀엽게 말하는 50대 노처녀로 나온다. 그녀는 특히 첫 방송에서 노래방에서 혼자 투애니원의 ‘아이 돈 케어’를 부르며 춤까지 추는 능청스런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김미숙에 앞서 이보희 역시 극과 극 캐릭터로 겹치기 출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이보희는 KBS 2TV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눈치 없고 대책 없는 엄마 계솔이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도한 색조화장과 뽀글머리로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6일부터 시작한 MBC 주말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에서는 한채영의 친구같은 엄마로 출연하고 있다. ‘수상한 삼형제’에서와는 정반대로 딸의 행복만 생각하는 전형적인 어머니상이다.

중견 연기자 가운데 최다 연속출연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순재 역시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과 SBS 월화드라마 ‘별을 따다줘’에 서로 다른 캐릭터로 나서고 있다. 이순재는 한 방송에서 “중년 연기자들의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경우가 자주 생긴다”며 “그렇다고 연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다른 연기를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은 연기자와 시청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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