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너무 친절한 로이스터씨?

입력 2010-03-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17일 LG와의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스터는 일찌감치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다.

개막전 선발카드 공개…구단 “왜 벌써” 볼멘소리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16일 LG와의 시범경기가 끝난 뒤 선발 등판했던 사도스키의 투구 내용을 칭찬하며 “스케줄대로 간다면 개막전에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7일 개막전 선발투수로 사도스키가 확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부상이 없다면’이라는 단서를 단 뒤 “시즌 초반 사도스키∼장원준∼송승준∼이명우∼이용훈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7일 넥센전 선발은 사도스키, 30일 한화전 선발은 송승준이 된다.

취재진 입장에선 일찌감치 밝힌 ‘확정 로테이션’이 구미에 당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구단 안에서는 그의 시원시원한(?) 스타일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시즌 개막일이 열흘 이상 남은 시점에서 굳이 벌써부터 카드를 보여줄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치른 준플레이오프 때도 일찌감치 “우리팀 선발은 이렇게 돌아간다”고 밝혀 최대한 선발 노출을 꺼리는 국내 감독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스타일대로, 자신의 소신대로 ‘정면 승부’를 택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두 번의 가을잔치에서 두 번 모두 완패한 이유 중의 일부가 그것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일종의 정보전인데 굳이 요구하지도 않은 카드를 먼저 꺼낸 그에 대해 구단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고, 이런 사실을 당시 로이스터 감독도 전달받았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이번에도 소신대로 개막에 맞춰 친절(?)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다. 로이스터는 17일, “굳이 감출 만한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팀에서 우리팀 시범경기 투수운용을 보면 다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선수들도 자기 차례를 알아야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면 타당하지만, ‘굳이 나서서 왜 벌써’라는 의견은 구단 내에서 또 터져나오고 있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