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싱커에 현혹되면 3할타율 꿈도 못꿔!

입력 2010-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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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나지완 ‘절친 세리머니’ KIA 최희섭이 4회 우중월 장외3점홈런을 날린 뒤 절친한 후배 나지완과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싱커 주의보
올 시즌 국내 타자들은 ‘싱커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할 듯하다. 싱커를 주무기로 내세운 용병 선발 투수들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점령할 태세다.

롯데 사도스키, 두산 히메네스, 한화 카페얀, LG 곤잘레스, KIA 로드리게스 등 새로 온 외국인 투수들 대부분은 수준급 싱커를 구사한다. 게다가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이 좌우로 공 반 개씩 넓어지면서 싱커의 위력이 더 커지게 생겼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국내에서는 싱커를 사이드암 투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왔기에 오른손 정통파 투수들이 던지는 싱커는 분명 생소하다. 올 시즌 타자들이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A 로페즈 이후 ‘싱커볼러’ 대거 유입

오른손 타자 몸쪽에서 뚝 떨어지는 싱커는 주자가 있을 때 병살타를 유도하기에 가장 좋은 구종이다. 또 바깥쪽 승부구의 위력을 더 높여줄 수 있는 조력자도 된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인 KIA 로페즈가 싱커로 가장 큰 재미를 봤던 용병. 한화 용병 스카우트 담당 이인영 대리는 “지난 시즌 로페즈의 성공 이후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스타일의 용병을 찾느라 고민한 것 같다. 올해 싱커형 용병들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직구와 싱커의 스피드 차이가 5km 안팎에 불과하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눈앞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싱커는 좌타자에게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던지기 어려워 더 위력적인 싱커

사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싱커를 잘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그만큼 던지기 어려운 구종이라서다. 국내의 경우 몸쪽이라면 포심패스트볼(보통 직구)도 잘 던지지 않는 투수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더 새 용병 투수들의 싱커가 위협적이다. 투수와 타자의 ‘기싸움’이 중요한 실전에서는 타자가 몸쪽 공에 두려움을 갖는 순간 ‘말려들기’ 때문이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내가 현역 시절 가장 싫어하던 구질이 싱커였다. 타자들 입장에서는 몸쪽에서 뚝 떨어지는 공을 치려면 타석에서 반 발짝 물러서게 된다”면서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일단 안 치고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 좌우폭의 변화 때문에 더 그렇다. 이 위원은 “타자 입장에서는 대처해야 할 스트라이크 존이 훨씬 넓어졌다. 지난해까지는 밀어칠 줄 알아야 3할이었다면, 올해는 몸쪽 싱커 대처방법이 3할을 가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이명수 타격코치도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확실히 옆으로 휘어져 떨어지는 공들에 판정이 후하다는 점을 느꼈다”면서 “타자들이 확실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싱커 (sinker) ?

‘싱커(sinker)’는 말 그대로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날카롭게 가라앉는 구종을 말한다. ‘드롭(drop)’ 혹은 ‘다우너(down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개 투심패스트볼처럼 실밥 2개를 손가락에 나란히 걸쳐 잡고 공을 긁듯이 던진다. KIA 로페즈는 포심패스트볼을 던질 때처럼 손가락이 실밥 4개에 걸치기도 한다. 타자가 직구로 판단하고 배트를 돌리면 헛스윙이나 가라앉는 공의 윗부분을 타격할 수밖에 없어 땅볼유도에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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