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두근두근 월드컵] 긱스·베르바토프·아데바요르…그라운드 대신 TV 앞으로

입력 2010-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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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못보는 스타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을 꾼다는 월드컵. 하지만 이름값이 높다고 누구나 출전의 기회를 잡는 것은 아니다. 203개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 중 월드컵 출전의 행운을 쥘 수 있는 것은 오직 32개국 뿐이다. 여기에 각국 대표팀 23명 엔트리에 포함되려면 더욱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야말로 월드컵 출전은 ‘신이 주신 기회’로 부르는 편이 옳겠다.

웨일즈 태생이란 한계 속에 ‘월드컵 비운의 스타’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라이언 긱스처럼 누구나 알 만한 선수들도 각자 사정으로 월드컵에 설 수 없는 경우가 많다.

2006독일월드컵에서의 인연으로 국내 팬에 익숙한 엠마뉘엘 아데바요르(토고)는 카메룬에 밀려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 첼시의 명 골키퍼 체흐와 미드필더 토마시 로시스키(이상 체코)도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에 조 수위를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우아한 백조’란 닉네임의 맨유 스트라이커 드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와 FC바르셀로나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도 예선 탈락을 겪은 불운한 스타. 아드리안 무투(루마니아)와 요시 베나윤(이스라엘), 로만 파블류첸코-안드레이 아르샤빈(이상 러시아)도 실력이 약해진 자국 대표팀을 그저 원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유럽만이 전부는 아니다. 아프리카의 맹호 이집트를 대표한 모하메드 지단과 더불어 알리 카리미(이란), 알 카타니(사우디아라비아) 또한 월드컵을 집에서 TV로 시청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차라리 대표팀의 예선 탈락은 나은 편이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 왔음에도 불의의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은 더욱 가슴이 아프다. 최근 잉글랜드의 오른쪽 미드필더 데이비드 베컴은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선수들에게 ‘부상 악령’은 언제든 불쑥 찾아온다. 한국 역시 98프랑스월드컵 직전 황선홍과 2006독일월드컵 직전 이동국 등이 부상으로 쓰러진 경험이 있어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그래서 지금 유명 선수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제대말년 병장의 심경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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