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 흑인들 과격 시위
외국인 보유 상점도 공격
2010년 월드컵 개최지 남아공의 치안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남아공 흑인 시위대들의 과격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외국인 보유 상점도 공격
AP 등 주요 통신사들과 남아공 일간지들은 24일(한국시간) “남아공 경찰이 시위대에게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빈민가 흑인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프리토리아와 요하네스버그 시내에서 반정부 시위를 펼치고 있다. 시위가 점차 과격화되면서 돌과 불타는 타이어가 경찰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급기야 시위대가 경찰들에게 직접 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진 직후 경찰들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발포까지 결정했다.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남아공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자 시위대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시위대의 한 관계자는 “남아공 빈민은 대부분이 흑인이다. 1994년 남아공 아프리칸 내셔널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흑인들에게 일자리와 의료 서비스 등을 보장한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시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프리토리아나 요하네스버그 인근 빈민가에서는 먹을 것과 물, 전기 부족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는 외국인들이 보유한 상점까지 공격하며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 남아공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시위대가 외국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면 월드컵 때 남아공을 찾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상황이 더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지만 소요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은 개최지 선정 이후 불안한 치안으로 개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개최지 변경을 검토하지 않았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2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FIFA가 이번 남아공 사태에 대해 어떤 해석과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