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흐른 28일, 한화전 직전 만난 박경완은 “개막은 어려울 줄 알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을 1주일 앞두고 급속도로 몸이 회복됐다. 뛰는 것만 빼고는 정상이라고 했다. “폭탄을 달고 다닌다”고 농담했지만 하루가 흘러도 아픈 데가 없다.
프로 인생 20년 동안 제일 긴 공백이었지만 개막전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카도쿠라 등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고개 한 번 흔들지 않고, 그의 사인을 믿었다. 벤치도 박경완에게 리드를 일임했다.
재작년 아시아시리즈 직전 다친 왼 다리도 성치 않지만 120경기 이상 뛰는 것을 시즌 목표로 삼았다. 복귀 후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은 투수리드. 타격코치에게 ‘못 쳐도 뭐라 하지 말라’고 당부해놨을 정도로 딱 1개 남은 포수 첫 300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 “언젠간 치겠다”는 심정이다.
9개월에 걸친 고된 재활 기간, 오히려 그는 잠을 잘 잤다. 그런데 개막전을 치르고 딱 잠이 안 오더란다. 새벽 3∼4시까지 뒤척이다 6시에 깨서 야구장에 나왔다.
불면증과 함께 박경완의 시즌이 돌아왔다. 그는 28일에도 7회 승리를 굳히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문학|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