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장서희, 산부인과 그녀는…] “나도 웃길 수 있어요!”

“이런 모습 처음이야!” 장서희가 후배 연기자 서지석(왼쪽)과 함께 드라마 촬영도중 휴식시간을 이용해 장난스러운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SBS]

□ 장서희가 말하는 장서희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로 뜨고 싶어
연기대상 2관왕…아직도 상이 고파요

서혜영과 닮은 점은 까칠하다? 인정!

“밥 안 먹어도 배불러요.”

‘가보’라고 했다. 그녀가 혹여 집에 불이라도 나면 가장 먼저 들고 나올 보물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었다. 거실 장식장 맨 윗자리에 ‘모셔놓은’ 그것은 연기자에겐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방송사의 연기대상이다.

장서희는 미소를 띠며 ‘좌청룡, 우백호’처럼 “왼쪽엔 MBC, 오른쪽엔 SBS 연기대상이 나란히 놓여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사를 넘나들며 양쪽에서 모두 연기대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현재의 지상파 방송 체제에서는 이제 KBS만 받으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셈이 된다. 장서희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여기까지 온 것 만해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겸손을 부렸지만, 그럼에도 살면서 목표는 필요한 것 아니겠냐는 듯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로 자신의 열정을 표현했다.

‘산부인과’에서 카메오로 출연해 장서희와 호흡을 맞춘 이의정(왼쪽). [사진제공=SBS]

“웃긴 것도 잘 할 수 있는데….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로 인정받고 싶어요.”

세상 돌아가는 속도가 빛처럼 빨라졌듯이, 연예계도 빨리 뜨고, 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장서희는 오랜 숙성 끝에 결실을 본 경우로 후배들에게도 큰 본보기가 되고 있다.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또 다른 바람을 내비친 그녀.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산부인과’에서 그 희망을 실현하려 노력했다. 고주원, 서지석, 송중기 등 후배 연기자들과는 다른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없으니, 그들에게는 ‘아내의 유혹’의 민소희처럼 비쳤을 게 뻔한 일.

그녀는 “그래서 앞장서 후배들과 회식도 하는 등 먼저 가까워지고자 부단히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물론 그렇게 한 데는 조금은 서글픈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제는 제가 그럴 나이가 됐거든요.”

‘산부인과’에서 맡은 서혜영은 까칠하면서도 뜻밖에 로맨틱한 면을 지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와 종종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 서혜영과 장서희는 어떤 점이 닮았을까. 그녀는 “일할 때 까칠한 것은 닮았다”고 인정했다.

“서혜영이 수술할 때 후배들을 대하듯, 촬영할 땐 스태프에게 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곁에 있던 매니저들이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고, 장서희는 크게 웃으며 이렇게 되받아쳤다. “무언가 잘못됐을 때만 그랬지, 만날 그런 건 아니잖아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