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규 ‘가로막기쇼’…현대, 먼저 웃다

입력 2010-04-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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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남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 1차전 현대캐피탈 대 대한항공 경기가 31일 천안유관수체육관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 이선규가 블로킹 득점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나사가 하나 빠진 듯 한 느낌이에요. 2% 부족해요. 잘 될지 모르겠네.”

김호철 감독의 경기 전 우려와는 달리 현대캐피탈은 썩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굳이 꼽자면 대한항공에 내준 3세트를 제외하곤 매 세트 대등한 랠리를 펼쳤다는 것 정도? 정규리그에서 양 팀은 3승3패로 팽팽했다.

3월3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난적’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값진 첫 승을 챙겼다.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가운데 5판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현대캐피탈 승리의 일등 공신은 역시 ‘거미 손’ 센터 이선규였다. 고비마다 날카로운 스파이크가 대한항공 코트에 꽂혔고,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터져 나오는 가로막기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대한항공은 초반 3∼4점차로 앞서갔지만 현대캐피탈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계속 리드를 내준 채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뒷심을 발휘하며 듀스까지 따라붙었고, 29-29에서 임시형이 블로킹을 성공시켜 첫 리드를 잡은 뒤 세트를 차지했다.

이선규가 본 모습을 발휘한 것은 2세트부터. 1세트에서 2득점에 점수와 상관없는 유효 블로킹 2개를 성공하며 몸을 푼 이선규는 2세트 들어 블로킹 2득점을 포함해 4점을 휩쓸며 현대캐피탈 쪽으로 분위기를 끌어갔다.

특히, 10-11로 뒤져있을 때 대한항공 강동진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막바지 23-22 불안한 리드에서도 이동현의 속공을 차단해 대한항공의 날개를 꺾었다. 3세트에서도 이선규의 활약은 빛났다. 비록 18-25로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이선규는 3-4에서 블로킹으로 1점을 챙기는 등 총 4득점을 하며 잠시 주춤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4세트에서도 이선규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꾸준하면서도 적극적인 공격과 안정된 수비로 동료들을 이끈 이선규는 23-14에서 레안드로의 속공을 보기 좋게 끊으며 현대캐피탈의 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선규는 양 팀 최다인 블로킹 6득점을 포함해 14점(공격성공률 61.54%%)의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14득점은 현대캐피탈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다. 박철우가 15득점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0-2에서 3세트를 차지하며 따라붙는 듯 했으나 범실이 30개로 워낙 많았다. 현대캐피탈은 범실이 19개였다. 레안드로는 감기몸살로 링거까지 맞으며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센터로의 포지션 전환 탓인지 14득점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천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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