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과장은 일단 “확인해보겠다”고 한 뒤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곧바로 휴대전화에 저장된 류현진의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기나긴 신호음이 끝난 뒤 들려온 소리는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뿐.
즉시 한화 홍보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상이 류현진이니 파장은 더 컸다. 안 그래도 자원이 부족해 허덕이고 있는 올해,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팀의 얼굴이자 전력의 핵심이다. 류현진이 기침만 해도 깜짝 놀랄 사람이 부지기수. 그런데 교통사고라니….
하지만 낮 12시쯤, 류현진에게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임 과장이 다짜고짜 “너 어디야?” 묻자 천진난만하게 돌아오는 류현진의 대답. “집인데 왜요?”
그제야 홍보팀 직원들은 무릎을 쳤다. 이 날은 바로 4월 1일, 만우절. 알고 보니 한 짓궂은 한화 팬이 ‘만우절 이벤트’로 방송국에 거짓 제보를 한 것이다. 아찔했던 반나절의 해프닝. 한화로서는 에이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은 계기가 아니었을까.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