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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한숨부터 쉬었다. “모처럼 야구는 잘 되고 있어도 팀이 지니까 우울하다”고 했다. 특히 벼르고 별렀던 친정팀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 당한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며 입맛만 다셨다.
사실 그는 한화 사람들을 ‘은인’이라 생각하고 있다. 두산에서 방출된 그에게 손길을 내민 한대화 감독은 특히 더 그렇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던 그다. 그만큼 짧은 시간이지만 팀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 정원석은 이내 밝은 얼굴로 “사실 다른 팀들 방심하게 하려고 지금 일부러 져놓는 중이다. 곧 올라갈 테니 두고 보시라”며 웃었다.
각오가 남다르긴 했나보다. 그는 처음으로 톱타자 중책을 맡은 이 날, 1회 첫 타석부터 마수걸이 중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회 선두타자 홈런은 정원석 개인에게도 처음 있는 일. 한화에 와서 많은 것을 ‘처음’ 해보는 정원석이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