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 DB]
KCC와 모비스가 접전을 벌인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5차전 4쿼터에 부상 중이던 하승진이 코트에 나서 팀의 승리를 마무리한 뒤 “선동열 투수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승진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긴장했다”며 “선동열 투수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승진의 특별한 소감은 이틀이 지난 11일 선 감독에게 자세히 전해졌다. 선 감독이 현역에서 은퇴한지도 11년이 흘렀지만 많은 이의 머릿속엔 여전히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에 선 감독도 흐뭇하게 웃었다.
선 감독은 “인터뷰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소감에 내 이름이 나왔다는 것을 전해들었다. 왜 내 이름을 꺼냈을까? 궁금했는데 이제 좀 이해가 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더 환하게 미소 지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니지. 그 상황이라면 내 이름을 말하면 안 되지. 오승환이라고 했어야지. 오승환!” 화려했던 선수시절에 자부심이 높은 선 감독이지만 애제자에 대한 사랑이 그보다 훨씬 깊게 느껴졌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