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 스포츠동아DB
■ 박종훈 감독, 끊임없는 출장기회 왜?
“야구 두려움-자만심 사이 외줄타기
경험만 쌓으면 언젠가는 일 낼 재목”
믿어준 감독님께 두산전 3안타 보은
LG 박종훈 감독은 2년생 유격수 오지환(20)에 대해 꾸준히 출장기회를 보장하면서 성장할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11일까지 LG가 1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오지환은 11경기에 선발출장했다. 10일까지 오지환의 타율은 고작 0.107(28타수 3안타). 게다가 실책은 3개나 범했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11일 잠실 두산전에도 유격수 겸 8번타자로 오지환을 선발 기용했고, 오지환은 3안타를 몰아쳤다.
○부담감보다는 두려움
박 감독이 줄기차게 오지환을 기용하는 이유는 물론 장차 LG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험만 쌓이면 언젠가 잠재력을 폭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해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로 방망이 자질만큼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만 아직 수비에서의 스트레스가 방망이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타격 부진에 대해 박 감독은 “부담감보다는 두려움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박병호도 마찬가지라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타격은 두려움에서 시작한다”는 유명한 레너드 코페트의 말을 인용했다. 미국의 야구 칼럼니스트로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코페트는 자신의 저서 ‘야구란 무엇인가(The Thinking Fan’s Guide to Baseball)’에서 첫 번째 화두로 ‘두려움과의 싸움’을 꼽았다. 야구는 멘털스포츠인데, 기술 이전에 심리적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박 감독은 오지환에게는 올 시즌이 사실상 프로 첫 시즌이기 때문에 아직은 두려움을 갖고 타석에 임한다고 본 것이다.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그 두려움이란 존재는 투수의 공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생소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 등을 꼽을 수 있다.
○타격은 두려움에서 시작해 자만으로 끝나는 게임
물론 오지환처럼 신예 선수들은 누구나 그 두려움을 안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얼마나 빨리 두려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인데, 경험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이다. 이는 타자뿐 아니라 투수에게도 해당된다.
박 감독은 “타격은 두려움으로 시작해 자만심으로 끝난다”고 설명했다. 두려움이 바닥을 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자신감이 넘쳐 자만심까지 치달으면 다시 두려움으로 돌아가는 심리적 순환구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는 두려움과 자만심 사이의 폭을 줄이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기복이 적은 선수가 돼야 좋은 선수로 성장한다는 의미였다. 박 감독은 “오지환에게는 현재가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다”며 그의 성장기를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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