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조수미를 미치게 하는 것들] 침 세례 고스란히… “무대 서면 곤혹”

입력 2010-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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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는 한없이 빛나 보이는 스타들이지만 그 뒷면을 알고 나면 환상이 깨져버릴 수도 있다. 손을 꼭 잡고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는 두 사람(오른쪽 조수미)의 지금 심경은 어떨까. [사진제공=SMI 엔터테인먼트]

무대 위에서는 한없이 빛나 보이는 스타들이지만 그 뒷면을 알고 나면 환상이 깨져버릴 수도 있다. 손을 꼭 잡고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는 두 사람(오른쪽 조수미)의 지금 심경은 어떨까. [사진제공=SMI 엔터테인먼트]

■ 조수미의 오페라 뒷 이야기

오페라 무대 위의 스타들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지긋하게 눈길을 주고받으며 사랑의 이중창을 부를 때면 관객의 마음도 스르르 녹아내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그 순간 소프라노는 상대방 테너의 입에서 튀는 침 세례를 고스란히 얼굴에 맞으며 역겨움을 참고 있다는 사실을.

조수미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아니, 조수미가 오페라 무대에 덜 서는 가장 큰 이유가 ‘침 튀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라고 하니 이쯤 되면 말 다했다.

사실 공연을 하다 보면 별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어떤 남자 성악가는 공연 중 체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삶은 고기를 잘게 썰어 의상 주머니에 넣어 뒀다가 조수미가 노래하는 동안 몰래 입에 우겨넣기도 했다. 이런 경우엔 침뿐만 아니라 고기 조각이 동시에 분수처럼 쏟아진다. 노래하다 말고 방귀를 풍풍 뀌는 사람, 저녁식사 메뉴를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입 냄새를 풍기는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대개 듀엣을 부르다 보면 마지막에 가서 함께 고음을 힘차고 길게 끌며 끝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상대역인 남자 성악가가 조수미에 비해 호흡이 짧은 경우가 많다는 것. 관중에게는 두 사람이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비추어지지만 사실은 남자가 조수미의 손을 꼬집고 할퀴는 중이다. ‘난 더 이상 못 끌겠으니 얼른 이쯤에서 끊자’는 신호이다. 물론 조수미는 이를 무시하고 더 길게 끌어버리곤 한다. 왜냐고? 재미있으니까!

조수미는 요즘엔 배역이 들어오면 다른 성악가는 누가 캐스팅되며, 지휘자·연출자가 누구인지를 먼저 고려한다. 될 수 있으면 마음과 성격이 맞는 사람과 공연하고 싶기 때문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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