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를 만나기 전 마음이 꽤 설레였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녀에게 조용히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조수미가 서른두 살 때 쓴 자서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의 1994년 초판본(사진).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기자는 이 책을 사서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책을 본 조수미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반기면서 사인을 해주었다.
책을 산 때로부터 무려 16년 만의 일이다. 이 책을 살 때만 해도 저자에게 사인을 받기까지 그처럼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32세에 일찌감치 자서전을 쓴 조수미는 50세 즈음해 책을 또 쓰고 싶다고 했다. 이번엔 자서전이 아니라 세계를 돌아보며 느낀 수필집 같은 것이란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조수미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신과의 소통도 보통 사람과는 다를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독자를 위해 추천곡을 고르며 기자를 위해 짧지만 직접 노래해 주신 것에 감사. 녹음기에 꼭꼭 담아두었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