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방어율 5.48…속타는 초보 투수코치 정민철

입력 2010-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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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롯데전 51안타 난장…이기고도 씁쓸

대전구장에 들어서면 외야의 35, 23, 21이라는 숫자들이 곧장 시야에 들어온다. 역대 한화의 레전드 3총사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의 등번호다.

그러나 13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정민철 투수코치는 “요즘엔 저걸 보면 마음이 더 무겁다”고 속마음을 살짝 드러냈다. 지난해 은퇴 직후 육성군 코치를 거쳐서 올 시즌 일약 1군 투수코치로 승격했다. 성준 투수코치를 보좌하고,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 나눴던 한화 투수들을 보듬어주는 임무다.

그러나 12일까지 팀 방어율은 5.48, 롯데 다음으로 안 좋다. 지난 주말 롯데 3연전에서 8점차를 뒤집는 등, 역사에 남을 난타전에서 2승1패를 거뒀지만 정 코치는 못내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9일 롯데전을 앞두고 투수들을 소집해 집중을 촉구했는데 곧바로 51안타 난장을 겪었으니 팀은 이겼어도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 모양이었다.

이제 코치 심정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투수가 공 1개 던질 때마다, 타구가 나올 때마다 덕아웃에서 가슴이 철렁한다. 구대성처럼 선배이자 또 하나의 레전드가 제 구위를 못 찾을 때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자기 일처럼 힘겹다.

정 코치는 13일 SK전에 앞서 직접 불펜 마운드의 땅을 골랐다. 구대성의 훈련 파트너 황재규에게는 “똑바로 시키라”고 목청껏 엄포(?)를 놓고 분위기를 풀었다. 대스타 출신임에도 “나 같으면∼”을 읊지 않는 데에서 코치 정민철의 진정성이 감지된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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