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엄정욱. [스포츠동아 DB]
18일 삼성전에 앞서 만난 엄정욱은 “(시즌 전 작전보다) 훨씬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승수를 말하는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 이닝이었다. 2004시즌 105.1이닝을 던진 것을 빼곤 30이닝을 넘긴 적도 없던 그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이미 16.1이닝을 던졌다. “규정이닝은 최소한 채우고 싶다”가 1차 목표다.
투구이닝을 많이 늘리기 위해 공을 던진 뒤, 투구스피드가 나오는 전광판도 안 보기로 했다. 예전처럼 그걸 보고 더 세게 던지고픈 욕심이 날까봐서다. 그러다가 어렵사리 이뤄놓은 재활에 탈이 날까 걱정하고 있다. 신문을 봐도 예전엔 만화만 봤는데 이젠 기록면부터 본다. 자기 이름이 표에 들어 있으니까. 엄정욱은 “차를 팔았다. 택시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의 이닝이 늘어갈수록 새로 장만할 차의 등급도 올라갈 것 같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