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5선발도 ‘2군 살이’ 박종훈 이유있는 변칙

입력 2010-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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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 [스포츠동아 DB]

LG 5선발투수 김광삼(30)이 합격점을 받고도 2군에 내려갔다. 김광삼은 1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팀의 4연승에 주춧돌을 놓았다. 팀내 투수 중 가장 먼저 2승을 수확했다.

그런데 LG 박종훈 감독(사진)은 하루 뒤인 18일 김광삼을 2군에 내리면서 최동환을 등록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내 머리 속에 확실히 5선발로 합격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2군에 내릴 수밖에 없었던 팀내 마운드 상황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마운드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는 불펜진 강화가 중요하다는 것. 최근 신인 신정락이 발목 부상 이후 밸런스가 무너지며 흔들리고 있어 최동환을 2군에서 긴급수혈해야 했고, 김광삼이 피칭스태프의 한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

박 감독은 “우리 선발투수들이 적어도 6∼7이닝, 혹은 8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불펜소모도 적기 때문에 5선발도 계속 1군 엔트리에 남겨둘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불가피하게 5선발 투수는 등판 후 2군에 내려가는 식의 마운드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일 후 김광삼이 1군 엔트리에 들어오는 것일까. 박 감독은 “김광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지만 다른 5선발 후보인 서승화 이범준 한희 이형종 등도 후보다. 투수 컨디션이나 상대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독특한 투수 마운드 경쟁 체제를 확립한 바 있다. 4선발까지 확정되면 나머지는 모두 경쟁체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 5선발 후보군은 그들끼리 경쟁하고, 중간계투도 좌완은 좌완끼리, 잠수함은 잠수함끼리 경쟁하는 방식이다. 그들 중에 살아남는 자만 1군에 뛸 수 있다. 또한 2군에서 선발수업을 받은 투수가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1군에 올려 중간계투로 활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공언했다. 김광삼의 2군행은 이런 박 감독의 독특하고도 확고한 마운드 운영 계산법에 따른 조치였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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