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에갇혀...이수창삼성생명사장의영국탈출기

입력 2010-04-2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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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IR나섰다항공대란만나5일만에기차타고프랑스로원격화상통해설명회갖기도

아이슬란드 에이야D랴외퀼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대란으로 영국에 5일간이나 발이 묶였던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의 ‘영국 탈출기’가 화제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삼성생명의 상장을 앞두고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던 이 사장 일행은 비행기 대신 열차 편으로 영국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20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 사장 일행은 12, 13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가진 데 이어 14일 런던에 도착해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삼성생명 공모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15일. 이날 오후 미국 뉴욕으로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영국의 비행기는 모두 끊긴 상태였고 유럽 대륙으로 가는 항공편도 여의치 않았다. 삼성생명의 숙원인 상장을 앞두고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로드쇼가 무산될 상황.

이 사장은 싱가포르에서 스코틀랜드로 갈 예정이던 한종윤 재무총괄 부사장을 뉴욕으로 급파했다. 한 부사장 일행은 홍콩까지 이 사장과 동행했으나 이후로는 싱가포르∼스코틀랜드 에든버러∼네덜란드 암스테르담∼미국 시카고로 이어지는 로드쇼를 할 예정이었다. 이 사장은 한 부사장을 대신해 유럽 IR를 챙겼다. 2개로 나눠 출발했던 투자유치팀의 일정을 맞바꾼 것.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행기가 뜨지 않아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투자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다음 일정이었다. 21일 미국 보스턴 IR는 이 사장이 반드시 참가해야 할 중요 행사지만 항공대란이 완화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사장 일행은 영국과 프랑스 간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유로스타를 이용해 영국을 무사히 벗어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보스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프랑스 안에서 이동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항공대란 때문에 IR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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