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준. 스포츠코리아
두산전 이틀연속 대포 쾅…4타점 폭발
넥센 김시진 감독은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어제 배힘찬이 1승을 할 수 있었던 건 1회 1·2루서 고영민이 이성열의 좌익수 플라이 때 3루로 태그업하다가 아웃된 것 덕분”이라며 “투수는 사소한 거지만 야수의 도움을 받으면 잘 던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 결정적인 송구로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바꾼 주인공은 넥센 유한준(29)이다.
유한준은 올 시즌 4월 24일을 제외하고 전 경기에 출장하며 이택근과 브룸바의 공백까지 메우는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그는 2군 아니면 백업신세였다. 어깨가 강해 송구가 좋고 타격에 있어서도 한 방이 있는 선수로 평가 받았지만 당시 현대 외야에는 심정수 전준호 브룸바 등 쟁쟁한 선수들이 있어 설 자리가 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유한준은 2008년 4월 상무에 입대했다.
기회는 올 3월 제대 후 찾아왔다. 이택근이 LG로 트레이드됐고 브룸바가 팀과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외야가 비었기 때문이다. 그도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부단히 노력하며 김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고 개막전 선발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듯 4월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 왔다. 처음 소화하는 1군 선발출장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스스로 위축되는 면도 없지 않았다. 김 감독은 4월 30일 두산과의 3연전을 앞두고 부진한 강정호와 유한준을 데리고 휘문고에서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했다. “두 선수가 해줘야한다”던 김 감독의 책임감 부여였다.
유한준은 1일부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이날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5회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9-2로 크게 이기던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2일은 방망이가 더 폭발했다. 1회부터 좌중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아내더니 1-1로 맞선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월 2루타로 출루해 강정호의 밀어내기 볼넷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4회 무사 1·3루서 2타점 적시타, 5회 2사 2루서 중전 적시타 등 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6타수 5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의 알토란같은 활약.
유한준은 경기 후 “프로 데뷔 후 5안타는 처음인데 경기 나갈 때마다 오늘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며 “2주 후면 첫 아이가 태어나는데 애기가 태어날 5월이라서 그런지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감독,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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