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위한 풍성한 공연들. 볼쇼이아이스쇼(위)와 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아래 왼쪽)과 ‘별궁의 노래’(아래오른쪽).
가족·부부들 위한 공연행사 풍성
5월은 가정의 달. 아래로는 어린이부터 위로는 어버이와 스승에 이르기까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달이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기가 여전히 멋쩍기만 한 대한민국 아버지들로서는 공연만한 게 없다. 모처럼 부부끼리, 가족끼리 볼 만한 5월의 공연을 모아봤다.
○ 동계올림픽의 열기 그대로! ‘볼쇼이 아이스쇼’
자주 오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볼쇼이 아이스쇼’는 가족용 공연물로 최고다. 게다가 올해는 김연아 덕분에 피겨에 대한 전 국민적 열기가 최고점에 달해 있다. 이번 ‘볼쇼이 아이스쇼’는 가정의 달 특별공연으로 꾸며진 만큼 무엇보다 어린 관객들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1부에서는 ‘백설공주’, ‘호두까기 인형’, ‘카르멘’, 2부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맘마미아’,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주옥같은 뮤지컬 히트곡에 맞춰 눈부신 스케이팅을 보여준다. 일종의 어린이 관객용 ‘필수 명작순례’인 셈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라이브밴드와 오케스트라가 투입되고, 여기에 100여 명의 합창단이 출연해 그야말로 스펙터클한 연주를 들려줄 예정. 볼쇼이답게 나탈리아 베스티니아노바, 안드레이 부킨,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등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출연한다. ‘카자흐스탄의 김연아’로 불리는 꽃미남 피겨스타 데니스 텐의 출연도 눈길을 끈다. 데니스 텐은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이기도 하다.
4월30일∼5월16일|목동아이스링크|문의 1544-3396
○ 소현세자빈의 드라마틱한 삶 ‘별궁의 노래’
조선의 개혁을 꿈꾸던 잊혀진 여걸 소현세자빈의 삶과 죽음, 진실에 대한 단상을 그린 창작극. 극단 신화의 초연 공연이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격정기, 8년간의 볼모생활을 겪어야 했던 소현세자빈. 돌아와 폐 세자빈이 되어 죽음을 당하기까지 파란만장한 그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곳곳에 감추어진 ‘여성’이란 키워드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다모’, ‘청춘의 덫’의 연기자 노현희가 소현세자빈 역을 맡았다. 사극팬 부부 관객에게 추천.
5월21일∼5월30일|소월 아트홀|문의 02-923-2131
○ 워터게이트를 예견한 역작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1973년 토니상 작품상, 연출상, 퓰리쳐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제이슨 밀러의 작품. 극단 신작로가 대학로 연극무대에 올린다. 미국 정치권의 부패와 비리, 야합을 비판하며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직전에 공연돼 이 역사적 사건을 예견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등 뒤에서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는 정치의 비정함을 임형택, 유하복, 김승언, 고승수, 오대석 다섯 명의 배우가 풀어낸다. 한국초연으로 2010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지원작이자 동아연극상 참가작이기도 하다. 다소 무거운 주제에 끌린다면 추천하고 싶다.
5월13일∼5월30일|대학로 나온씨어터|문의 070-8116-7690
○ 어린이를 위한 가족용 3색 공연
전 세계 어린이들이 사랑해마지 않는 얼굴있는 기관차 토마스가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2-소도어 섬에 온 서커스’가 4월 24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을 비롯해 전국 7개 도시를 순회공연한다(문의 02-541-3173). EBS 애니메이션 ‘치로와 친구들’의 인형극 버전인 ‘장난꾸러기 치로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CTS아트홀(문의 02-747-5811), 서울 명보아트홀 전용관에서 장기 공연해 온 비누방울쇼 ‘팬양의 버블월드’는 5월 30일까지 공연한 뒤 막을 내린다.(문의 02-2263-9741)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