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김시진 감독 “연패 감독의 마음, 내가 잘 알지”

입력 2010-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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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알 듯, 연패를 해봤기에 연패의 아픔도 알 수 있다.

7일 목동구장.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넥센 김시진(52) 감독은 “연패 때의 심정은 당한 감독 아니면 모른다”며 최근 10연패 늪에 빠졌던 한화 한대화(50) 감독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리고 “나도 올해 7연패를 해봤고, 작년에는 9연패를 했다”며 지난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잠도 안 오고 입맛도 없다. 숙소에서 유니폼을 벗어 놓고 나니 힘이 빠져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더라. 그대로 앉아 있다 잠이 들었는데,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머리를 탁자에 부딪혔다. 머리에 큰 혹까지 생겨 버렸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고통을 나누기도 쉽지 않다. “코치일 때는 코치들끼리 술 한 잔도 나누지만 감독이 코치들 술 마시는데 낄 수도 없고…. 외로운 자리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한 감독과는 예전에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워낙 사람이 좋아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도 못 하니 스트레스를 더 받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실제로 한 감독도 “술조차 잘 안 넘어간다”고 했다.

어쨌든 연패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경험이다. 김 감독은 “작년에 9연패, 올해 7연패 했으니, 내년엔 최다 연패를 5연패로 줄여야지”라며 웃어 버렸다.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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