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예정 윤석민 마무리로 자원 등판
나지완 손부상 불구 연습후 대타 출전
“나보다 팀” 살신성인…선두추격 발판
■ 김상현 부상 공백…KIA 5월 6승2패 상승세 왜?
KIA가 5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지난해와 흡사한 우승 시나리오를 맞춰가고 있다. 3∼4월만 해도 11승15패로 중하위권으로 처졌고, 팀 타율과 팀 방어율은 각각 0.248과 4.09로 부진했다. 그러나 5월 들어 9일 잠실 LG전까지 8경기에서 6승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팀 타율은 2할9푼대로 치솟았고 팀 방어율은 2점대로 낮아졌다. 이상적인 투·타 조화를 바탕으로 선두권 추격의 전기를 마련했다.
사실 KIA는 지난해 MVP 김상현이 무릎 부상으로 4월 말 1군에서 빠지며 큰 어려움이 예상됐다. 김상현이 사라진 뒤로 최희섭에게 집중견제가 가해졌다. 그러나 KIA는 사라진 MVP의 자리를 끈끈한 팀워크로 메우고 있다.
○에이스의 솔선수범
KIA는 8일 LG전에서 종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불펜에 마무리 유동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최근 등판이 잦았던 유동훈과 손영민을 이날 대기명단에서 빼버렸다.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조 감독은 취임 이후 약속한대로 불펜을 철저히 보호했다. 연장승부까지 점쳐지는 상황임에도 불펜에 남은 투수는 몇 되지 않았다.
그 순간 11일 선발등판이 예정된 윤석민이 조 감독을 찾았다. 윤석민은 “오늘 예정된 불펜피칭을 실제 경기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6인 선발이 재가동되며 안정적인 등판간격이 보장되자 불펜 투수의 보호를 위해 마무리 등판을 자청한 윤석민은 이날 1이닝을 깔끔히 마무리했다. 조 감독은 “윤석민이 직접 동료들의 휴식과 연승을 위해 등판을 자청하면서 팀 전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에이스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부상투혼
9일 나지완은 왼손에 얼음을 감고 고개를 푹 숙였다. 7일 경기에서 타구에 맞은 왼손이 부어올라 있었다. 상태를 확인한 조 감독은 선발출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지완은 “팀이 한참 올라가고 있는데 조금 아프다고 벤치에 앉아 있는 게 너무 미안하다. 어린 내가 자주 지명타자로 나가니까 이종범 선배가 수비까지 신경을 써야 하고…”라며 더 깊이 고개를 숙였다. 나지완은 조 감독이 선발출장명단에서 제외하기 직전까지 “통증이 전혀 없다. 타격에는 문제없다”며 자진해 연습을 했고 결국 대타로 출장하며 동료들에게 힘을 보탰다.
제1선발과 중심타자가 살신성인하며 KIA의 팀워크는 물샐틈없이 촘촘해졌고 김상현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