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배영수외 선발진 붕괴
권오준·권혁등 불펜 건재 희망
‘믿을 건 역시 불펜뿐일까.’
삼성이 좀처럼 강팀다운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두산과 넥센을 상대로 한 수도권 원정 6연전에서 2승4패로 부진했던 탓에 개막 이후 줄곧 꿰찼던 3위 자리마저 가시방석이 돼버렸다. 게다가 5월 말까지 남은 경기 일정도 LG(홈)∼롯데∼SK(홈)∼두산으로 만만치 않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삼성은우승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개막 직후 마무리 오승환이 잇단 부진과 부상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더니 최근 들어서는 선발진마저 무너지는 양상이다. 선발진 가운데 나이트가 구원 1승을 포함해 4승으로 최다승을 올리고 있고, 배영수만 유일하게 3점대(3.59)일 뿐 방어율에서도 대부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에이스 윤성환의 불펜 강등은 이런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선발진이 풍성해져 우승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던 선동열 감독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꼴이다.
다행인 점은 아직 불펜이 건재하다는 것. 사이드암 권오준과 좌완 권혁, 우완 안지만과 정현욱이 늠름하게 제몫을 다하고 있다. 5월 들어 정현욱이 6경기에서 6.2이닝 1실점, 권혁이 2경기에서 2.1이닝 무실점, 권오준이 7경기에서 3.1이닝 1실점(비자책)의 짠물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잦은 등판 탓에 5월 초 4경기에서 매번 실점하며 난조 기미를 보였던 안지만도 최근 5경기에서는 5.1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선발진이 안정을 되찾고 오승환이 돌아올 6월 초까지, 불펜이 버텨줘야 하는 삼성이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