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정훈. [스포츠동아 DB]
팬들의 정성은 결국 유소년야구 발전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올 1월, 롯데 투수 이정훈(사진)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 신청을 냈지만 자신의 요구액(8000만원)이 아닌 구단안(7200만원)으로 결정 났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이정훈 기 살리기’ 명목으로 차액(800만원) 모금 운동을 벌였고, 600만원 가량 돈을 모았다. 당시 팬들의 움직임에 이정훈은 “고맙지만 내가 어찌 그 돈을 받을 수 있느냐”며 “혹시 전달받는다면 유소년야구 발전을 위해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그 약속을 지켰다.
이정훈은 최근 유소년야구용 글러브 100개와 튜빙 등을 제작완료, 부산과 경남지역 리틀야구단에 지원했다. 창단한 지 얼마 안된 기장리틀야구단엔 공 2박스도 보냈다.
이정훈은 23일,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온 뒤 팬들이 모아준 돈을 받는데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면서 “팬들의 사랑을 더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 유소년야구 선수들을 위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글러브를 협찬해주는 ‘브라더스’쪽에 뜻을 전했더니 최고급 가죽을 사용한 글러브를 시중가보다 훨씬 싸게 공급해 줬다”고 밝혔다.
유소년야구선수들에게 전달된 글러브에는 ‘롯데 투수 이정훈’이라고 적혀 있다. “팬들의 사랑을 다시 유소년야구선수들에게 돌려준 것 같아 기쁘다”는 그는 “어린 선수들이 야구 선수로서 꿈을 키워가는데 작지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