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상반기 주도권 찾기 돌입, 무협 견고함 뚫릴까
상반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무협 MMORPG 장르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검향' '세븐소울즈' '적벽' '패온라인' '주선온라인' 등 8개가 등장했고 이중에서 동시 접속자 2만 명 넘은 게임만 3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싹 쓸었다고 봐도 될 정도다.이 같은 성과는 언론을 비롯해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고 무협 온라인 게임들은 출시 이후 줄곧 상승세를 거두고 있다. 최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하며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검향'의 경우 유명 검색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다른 장르의 게임들은 무협 MMORPG를 넘기 위해 고심하는 눈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난감한 장르는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MMORPG다.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에이지 오브 코난'을 비롯해 '드라고나' '라임오딧세이' '에버 플래닛' '아이온' 등은 상반기 돌풍의 주역을 막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판타지 MMORPG 게임들이다.
<동양적 매력에 '풍덩', 판타지보다 무협이 더 좋아!>
그 동안 판타지 MMORPG는 탄탄한 주도권을 바탕으로 끊임 없는 성장을 거둬왔다. 90년대부터 국내 MMORPG 시장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장르는 대 부분 판타지 게임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실 무협 MMORPG는 틈새 시장 정도 밖에는 인식될 수 없었다.
그런 무협 MMORPG가 국내 MMORPG 내에서 주도권을 쟁탈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바로 2009년 하반기다. 외산 MMORPG를 주축으로 한 무협 게임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무협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끌기 시작했으며, 2010년 상반기에는 판타지 MMORPG들과 견줄만한 성과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주역의 중심에는 '일검향' '세븐소울즈' '적벽'이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다 보면 무협 MMORPG가 판타지 MMORPG 시장과 동등한 위치까지 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눈에 띄는 성장세, 탄탄한 고객층, 그리고 성인을 타겟으로 한 적절한 마케팅까지 더하면서 이끌어내고 있는 압도적인 성과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동양적인 콘텐츠와 편의성을 높인 기능들은 성인 게이머들을 확실하게 잡는 키워드가 됐다.
<무협은 상반기 반짝 주역, 여름 시장은 판타지가 확실히 이긴다>
이런 무협 MMORPG에 대항하듯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MMORPG가 대거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성인 타겟과 여름 시장을 동시에 놓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판타지 MMORPG에 긴장감을 상승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여름 시장을 겨냥해 등장한 게임은 최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무협 장르와 맞불을 놓은 '에이지 오브 코난'과 '에다전설'을 비롯해 '드라고나' '라임오딧세이' '에버 플래닛' '아이온' 등 다양하다. 특히 지난 주말에 대거 게이머 몰이에 성공한 '에이지 오브 코난'은 무협 MMORPG의 가장 큰 경쟁 상대로 손꼽히고 있다.
'용계진격'으로 알려진 '아이온' 2.0 업데이트도 여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표적인 판타지 MMORPG다. 이번 2.0 업데이트 '용계진격'에서는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던 새로운 지역인 '용계'가 공개되며, 게이머들은 한층 풍성해진 컨텐츠와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게이머간 전투(PVP)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독특한 빙의 시스템과 액션성을 한층 강조해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 시킨 '드라고나'와 캐주얼적인 재미를 살린 '라임 오딧세이' '에버 플래닛' 등도 여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비스 준비 중이다.
<타 장르보다 주도권 싸움이 먼저! 무협 대 판타지는 2010년 키워드>
전문가들은 무협 대 판타지로 나눠진 MMORPG 시장의 판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무협 게임의 상승세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비롯해 캐주얼 성향이 강한 판타지 MMORPG의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2010년 동안 무협 게임이 얼마나 주도권을 빼앗아 올 수 있을지 등이다.
일부 게임 전문가들은 무협 게임이 개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 전문가들은 무협 MMORPG의 상승세가 여름 시장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판타지 게임에 비해 성인 게이머들을 만족 시킬 다양한 코드가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고정화가 된 판타지에 비해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캐주얼 성향이 강한 판타지 MMORPG들의 반격이 어느 정도는 시장 내 자리를 잡을 수 있지만 무협 MMORPG만큼 거센 돌풍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판타지 MMORPG의 한계성에 대해 의견을 꺼낸 전문가들도 있지만 한 동안 판타지 소재 게임들이 부족했기에 최근 판타지 게임들의 등장은 좀 더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다는 것.
한 게임 전문 기자는 "올해 확실한 건 무협 MMORPG가 전체 MMORPG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성인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춘 콘텐츠와 동양적인 정서를 대변했다는 점은 그 동안 판타지 게임들이 쉽게 보여주지 못한 무협만의 매력이다. 판타지 게임이 여름 시장에 얼마만큼 선전하는 것에 따라 올해 MMORPG 시장의 판도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현 게임동아 기자 (game@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