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이성재 “축구요? 제 별명이 ‘최순호’ 였죠”

입력 2010-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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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성재는 ‘꿈은 이루어진다’를 포함해 세 편의 영화에 연달아 출연한다. 인터뷰 중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이성재에게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여유가 느껴진다.

■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

3년만에 스크린 나들이…여유 생겨
한 때 운동중독…지금은 등산·수영
군대 축구얘기 아니니 오해 마세요


남자들만의 경험담일 수밖에 없는 군 복무 시절 추억담. 여기에 군대 축구 이야기까지 곁들여지면 여성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멋들어진 수염이 제법 잘 어울리는 얼굴로 2007년 ‘상사부일체’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이성재. “절대 군대에서 축구하는 얘기가 아니니 오해말라”며 손을 내젓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3년 만에 선택한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감독 계윤식·제작 드림슈거픽쳐스)는 축구 이야기를 밑바탕에 깔았기 때문이다. 축구를 소재로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화해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가 자칫 ‘군대에서 축구하는 얘기’로 비칠까 부담스러운 얼굴이다. 하지만 그 한 켠에선 3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나서 관객을 만나게 된 배우로서 본연의 임무를 마친 만족감이 흐른다.


- 그동안 출연키로 한 영화가 제작되지 못하기도 했다. 조급한 마음도 없지 않았겠다.

“꼭 그렇지는 않다. 영화 시장의 환경이 어려웠던 걸 어쩌겠나. 개인적으로 잡다한 일도 좀 있었다. 전 소속사와 갈등도 좀 겪고. 인생 공부도 많이 했다. 인생 살다보면 그런 것 아니냐. 여유로 치면 3년 전보다 더 많아졌다.”


- 한때 ‘근육질 몸매’로 유명했다. 지금 모습은 그 정도는 아니다.

“거의 운동 중독까지 이르렀다. 며칠 운동을 하지 못하면 불안할 정도였다. 좋은 몸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롭더라. 자유롭지도 못했다. 2년6개월 전부터 수영과 등산 등으로 바꿨다. 산책도 하고.”


- ‘꿈은 이루어진다’는, 어쨌든, 축구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축구는 좋아하나.

“고등학교 때까지 별명이 ‘최순호’였다. 80년대 유명했던 스트라이커 아닌가.”


- 축구에 열광하는 북한군 분대장 역을 연기했다. 사투리 연기는 처음인 것 같다.

“새터민 출신 스태프로부터 배웠다. 사투리도 처음이지만 제복을 입은 것도 처음이다. 잘 어울리지 않나.(웃음) 사실 이 영화는 한일 월드컵 당시 북한 주민들은 뭘 했을까 하는 작은 상상에서 시작됐다.”


- 이제 40대로 접어들었다.

“나이는 잘 의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10년 전 내 모습보다 지금이 더 좋다. 일종의 자존감이다. 나이 50이 돼도 지금보다 더 좋을 것 같다.”

이성재는 자신의 나이와 현재 마음을 채우고 있는 여유에 대해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이에 관한 얘기를 풀어놓더니 대뜸, 중학생인 첫째와 초등학생인 둘째 등 자신의 두 딸들에 얽힌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일과 작품 등을 빼고 지금 가장 큰 관심사가 아이들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그래서 이번 영화 출연을 계기로 예능 프로그램 녹화현장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아빠가 하는 일을 보여주었다. 처음으로 시사회에도 아이들을 초대했다.”

그런 부모로서 책임감과 함께, 배우로서 본연의 공간을 다시 드러낸 이성재는 마침, 올해 ‘꿈을 이루어진다’를 포함해 모두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현의 노래’와 ‘수수께끼’가 그 무대다.

3년의 공백 아닌 공백을 메우듯, 이성재는 지금, 그렇게 열심히 뛰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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