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혜령. [사진제공=메르덴 엔터테인먼트]
슬픈곡 대부분 실제 경험에서 나와
‘실연노래 전문가수’로 불리고 싶어
솔로 여가수들 설자리 줄어 아쉬움
“‘슬픈 노래’하면 바로 혜령을 떠올릴 때까지….”
가수 혜령(30·사진)은 ‘실연 노래 전문 가수’로 불리고 싶다고 했다. 데뷔 후 8년 동안 실연 노래만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번에 또 가슴 시린 이별의 노래와 함께 돌아왔다.
혜령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주전자’에 가슴 아픈 연애사를 담았다. ‘주전자’는 ‘주머니 속의 전화기를 만지며 자다’의 줄임말이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며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잠이 드는 여성의 외로움을 절절하게 그려낸 정통 발라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음직한 상황을 노래한 것으로, 혜령도 녹음 당시 본인의 이별 경험을 되살려 노래를 불렀다.
“데뷔할 때부터 슬픈 노래만 해왔어요.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슬픔이 잘 묻어난대요. 그래서 팬들도 좋아하고. 사실 제가 실연의 아픔과 마음의 상처가 많아서 이런 노래만 자꾸 고집하게 되네요.(웃음)”
그러고 보니 ‘슬픔을 참는 세가지 방법’, ‘반지 하나’, ‘바보’, ‘한번만’ 등 여성 팬들의 애창곡으로 꼽히는 그녀의 노래 모두 자신의 실연의 아픔에서 나온 곡들이다.
“슬픈 노래만 부르면 오히려 더 처지고 슬퍼지지 않냐고 묻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슬플 때는 최대한 슬프게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를 생각하면서 흠뻑 빠져보세요. 그럼 스트레스도 더 빨리 풀린답니다.”
그러면서 혜령은 ‘실연 극복 컨설턴트’도 자처했다. 미니홈피에 게시판을 개설하고, 팬들의 실연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제가 갈고 닦은 상처 극복 노하우를 전수해 드리려고요.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들거나 혼자가 외롭고 우울하다면 저에게 이야기 해주세요. 제가 여태까지 사랑하고 이별하고 상처받아 지내온 시간의 경험을 나누어 드릴게요. 마음의 상처, 저와 함께 나누셨으면 합니다.”
따뜻한 봄에 어울리는 경쾌한 노래 대신 정통 발라드로 컴백한 이유에 대해 “계절을 타지 않는 장르이고, 오히려 봄에 차별화를 이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빠르고 반복되는 후크송이 대세잖아요. 그 틈에서 경쟁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저도 변화를 주고 싶은데, 지금 장르를 바꾸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이미지가 될 것 같아요. ”
혜령은 데뷔 동기이고 자신처럼 발라드를 주로 부르는 가수 린의 이번 활동이 비교적 짧았고, 댄스가수들 보다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일에 자신의 일처럼 마음 아파했다.
“우리가 데뷔할 때는 발라드가 대세였는데 이제는 설 자리가 없어요. 린이 1월 중순 앨범을 내고 활동했는데 주기가 짧아 많이 안타깝고 아쉬웠어요. 솔로 여가수들이 인정을 못 받는 것 같아서요. 힘을 합쳐서 우리의 영역을 다시 찾고 싶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