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허정무(왼쪽)감독과 박태하 코치.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이 '유쾌한 도전'이 되기 위해서는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캄플 훈련구장에서 유럽 전지훈련 계획을 설명하고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허 감독은 훈련을 지휘하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유쾌한 도전이라 해서 희희낙락하고 적당히 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느 종목이든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승부를 준비하면서 심적 부담도 크다. 그렇다고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기는 승부가 즐거운 승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연구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다 펼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2-2 무승부로 끝난 그리스-북한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경기를 관전하고 오스트리아에 입성한 허 감독은 그리스의 세트피스 경계령을 내렸다. "그리스가 두 골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뜨렸다. 그리스 선수들의 체력, 신장, 파워는 좋은 편"이라는 것이 허 감독의 관전 소감.
특히 그는 그리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북한과 비겼지만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라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허 감독은 "북한전에 나선 그리스의 선수들은 시즌 끝나고 소집된지 불과 3~4일 밖에 되지 않았다. 최종예선 때와 비교하면 경기력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쉽게 단정을 지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두려워해서도 안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반면 선수들은 북한이 그리스와 비기면서 한층 자신감을 높였다. 이에 "선수들에게 이미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절대 상대를 경시해서는 안된다. 32개팀 중 최약체라고 평가받는 뉴질랜드, 북한, 한국 등이 다른 팀과 맞붙었을 때 누가 이긴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세 경기 모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3전 전승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전승이 좋지 않겠나. 아예 아르헨티나가 다른 팀들을 박살내고 이겨버리는 것이 우리한테는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신경쓰기 보다 우리 팀의 경기가 중요하다"는 것이 허 감독이 언급한 내용.
이날 훈련으로 허 감독은 공식적인 유럽 전지훈련의 첫 발을 뗐다. 오스트리아 전훈의 목적은 전력 가다듬기. 특히 23명의 최종엔트리 확정까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아 선수들 개개인의 몸상태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허 감독은 "벨라루스전 이후 월드컵 본선에 나설 23명의 최종엔트리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27일은 체력 테스트를 가질 예정이다. 평지때와 고지대의 어떤 변화가 있는가도 지켜볼 것이다"며 "본선 경기를 대비해 전력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다. 체력과 전술을 보완해서 좀 강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