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 하는 월드컵 과학] ⑭ 박지성 평발의 투혼 비법

입력 2010-06-03 15:54:38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평발 박지성,어떻게 잘 뛰나 했더니…

유럽 선수 90분간 10㎞뛸때
평발 박지성은 12㎞,어떻게?


강약 리듬타며 그라운드 누비기
경기 틈틈이 걸으면서 피로 풀기
영리한 산소탱크 “평발쯤이야”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맨유)은 심장에 산소탱크가 있는 것처럼 쉴 새 없이 뛰어다닌다. 유럽 선수들이 90분 동안 평균 10km를 뛴다고 알려져 있지만, 박지성은 12km가량 뛴다고 한다. 이런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박지성은 상대팀을 혼란스럽게 하고, 상대 수비수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장점이다.

체력적으로 우수한 유럽선수보다 많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축구선수로서 타고난 체력조건을 갖춘 셈이다.

박지성은 평발임에도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축구스타다. 그가 불리한 조건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영리함 덕분이다. 사진은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됐던 발지성의 맨발 사진. 스포츠동아DB

박지성은 평발임에도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축구스타다. 그가 불리한 조건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영리함 덕분이다. 사진은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됐던 발지성의 맨발 사진. 스포츠동아DB


그런데 놀랍게도 박지성의 발은 평발이란다.

평발은 걷거나 달릴 때 쉽게 피로를 느낀다. 따라서 운동장을 부지런히 누비는 박지성을 보면 정말 평발일까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평발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평발은 정상적인 발이나 족저궁(arch, 발바닥 중앙부위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높은 발에 비해 지면과 접촉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압력분산 측면에서는 효과적이다.



서 있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는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평발은 족저궁이 내려앉은 해부학적 구조이므로 발의 회내운동(걷거나 달릴 때 발이 외측에서 내측으로 구르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운동)에 의한 충격흡수가 저하되고, 축구처럼 고강도로 장시간 수행하는 운동에서는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축구선수로서 악조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이 유럽선수를 능가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일단 그의 정신력이다. 그리고 그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그만의 특성이 있고, 그가 매우 영리한 선수임을 알 수 있다.

열심히 뛰지만, 경기시간 내내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다. 틈틈이 걸으면서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 체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강약 리듬을 배분하고, 효율적으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남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남보다 적절히 휴식을 취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셈이다.

즉, 다른 선수보다 부지런히 움직일 뿐만 아니라 부지런히 쉬기도 한다.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박지성은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에 통증이 생겨 팀 훈련 보다는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한다고 한다. 하루 빨리 베스트 컨디션으로 회복한 박지성을 보고 싶다. 아울러 이번 월드컵에서는 박지성이 보여줄 축구기술 외에 동적휴식을 취하는 그의 영리함을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듯 하다.


문영진 KISS 책임연구원
국가대표 역도팀 스포츠과학 코디네이터
종목별 경기력 향상, 신발 연구에 관심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