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허정무 감독 “스페인전, 졌지만 방향 제시해준 경기”

입력 2010-06-04 03: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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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해줬던 승부였다.”

국가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4일 새벽(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의 스페인과 대결에서 허정무호는 후반 종료 5분여를 남기고, 헤수스 나바스에게 중거리슈을 허용해 0-1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달 30일 쿠프슈타인에서 펼쳐진 벨라루스전(0-1 패)에 이어 유럽 원정 평가전 2연패를 기록한 뒤 ‘월드컵 격전지’ 남아공으로 떠나게 됐다.

경기 후 허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스코어가 문제가 아니다. 우린 강팀을 상대로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허 감독은 “앞으로 우리가 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던 승부”라고 말했다.


다음은 허 감독과의 일문일답


-스페인을 맞이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

경기 주도권은 스페인이 잡고 있었지만 우리도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가능한 찬스를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 역습을 시도했는데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다. 우승 후보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할 때는 간혹 찾아오는 찬스를 꼭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페인을 가상의 아르헨티나전으로 삼았었는데.

아르헨티나도 스페인 이상으로 좋은 선수들, 특히 빠르고 파워풀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선수 개개인의 특징을 우리 선수들이 잘 알아야 하고 역습을 통해 득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벨라루스전과 어떤 면에서 달라졌나.

솔직히 벨라루스전은 크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았다. 컨디션 점검 차원으로 봤을 뿐이다. 당초 규정을 생각지 않고 교체 인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했는데 갑자기 얘기가 바뀌면서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못했다.


-박지성이 없을 때 플랜B가 마련돼 있나

우린 오늘 많은 교체 인원을 쓰지 않았다. 염기훈과 이청용은 박지성처럼 어느 위치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체크를 해봤다. 어느 선수가 어떤 자리에서 더 괜찮은지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전반 끝나고 김재성을 뺀 것은 다소 위축된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교체로 투입되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의 플레이는 어땠는지.

아르헨티나전에는 원톱을 생각했다. 이 때문에 박주영을 최전방에 투입했다. 우린 나름의 계획이 있고, 계획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별히 좋은 승부를 위해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


-안정환에 대한 평가와 남은 각오가 있다면.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까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오직 목표만을 향해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할 각오가 돼 있다.

인스브루크(오스트리아)=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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