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남장현기자의 오스트리아리포트] “쉿! 전략 샐라” 허감독, 상대국 질문엔 침묵

입력 2010-06-03 18: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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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운드 밖 못다한 얘기


Q: 허정무 감독의 입이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고?

A: 다른 부분에서는 별로 그렇지는 않은데, 상대국에 대한 평가를 물으면 많이 조심스러워 지더라고. 일종의 경계라고 할까. 사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고 평가전 때 등번호를 바꿔가면서 하잖아. 헌데, 만약 상대국에 대해 이런저런 코멘트를 하게 되면 혹여 상대방에 자신이 생각하는 복안이라든지, 염두에 둔 부분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언론을 통해 노출될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말을 자제하려는 것 같더라.

그리스-북한전이 끝난 뒤, 그리스-파라과이 평가전이 끝난 뒤 멀리 현장을 찾은 허 감독에 그리스 관련 평가를 조심스레 물었더니 “그런 얘기를 지금 하는 게 좀…“이라며 조심하는 느낌이었어.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아.

물론, 그렇게까지 감독이 부탁하는데 또 질문하는 기자들도 없었고.

Q: 허정무 감독이 오랜만에 ‘융무 허’ 소리를 들었다며?

A: 그 얘기 나올 줄 알았어. 네덜란드에서 뛰던 시절에 허 감독은 영문 이름 스펠링으로 인해 현지에서 ‘융무 허’로 통했는데, 스페인 평가전을 주관한 현지 담당자가 유창한 영어로 기자회견을 이끌어가면서도 정작 허 감독을 향해 ‘융무 허’라고 지칭하며 질문을 하더라고.

허 감독도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허허 웃었지 뭐야. 흘러간 옛 추억을 생각해서였을까. 그래도 꼭 싫지는 않은 얼굴이었어. 세계적인 스타 마라도나를 걷어찰 때의 그 때 그 모습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도 보기 좋게 아르헨티나를 때려눕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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