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비행기 안에서 태극전사들은 잠만 잔 이유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유럽 전지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결전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날아오는 11시간여 동안 무엇을 했을까.

현지시간 4일 오후 9시55분 독일 뮌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23명의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을 비롯해 정해성 수석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 등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비즈니스석에 앉아 편안한 비행을 즐겼다.

선수들이 특별하게 한 것은 없었다. 몇몇 선수만 좌석 앞에 부착된 소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었을 뿐 대부분 선수들은 기내식을 먹은 뒤 곧바로 잠을 청했다.

이날 선수들은 오전 회복훈련을 마친 뒤 독일 뮌헨 공항을 향해 2시간여 차량으로 이동했던 떠난 터라 다소 피곤했던 상태이었다.

수비수 조용형과 미드필더 김정우는 ‘비행기 안에서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잠만 잤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일찍 잠을 청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대표팀은 일본에서 유럽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로 넘어올 때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했다. 이 항공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이 워낙 많이 이용하다보니 영화나 드라마가 한국어로 제공된다.



하지만 대표팀이 독일에서 남아공으로 넘어올 때는 ‘사우스 아프리카’(South Africa) 항공을 이용했다. 이 항공사 기계는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았다. 선수들도 지난 2002년 이후 훈련에 관한 짧은 영어는 알아듣기는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볼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그림만 볼 경우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중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듀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호주 유학파 기성용(셀틱), EPL 토트넘 출신 이영표(알 힐랄)만 영화나 드라마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러스텐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