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는 ㅁㅁㅁ다

입력 2010-06-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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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G조 북한 대 브라질 경기에 앞서 정대세 선수가 북한 국가가 나오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16일 오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G조 북한 대 브라질 경기에 앞서 정대세 선수가 북한 국가가 나오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답 ▶ ① 울보 ② 외국어 천재 ③ 북한팀 대변인 ④ 개그맨

정대세(26·가와사키 프론탈레)의 눈물이 월드컵을 울렸다.

부족한 예산 탓에 도깨비 팀으로 불리며 남아공에서 각국 언론의 조롱을 받았던 북한. 그러나 세계최강 브라질을 뒤흔든 정대세의 발, 월드컵의 의미를 되새긴 정대세의 뜨거운 가슴은 모두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단 1경기로 월드컵의 ‘대세’로 떠오르며 ‘인민 루니’에서 ‘아시아의 루니’가 된 우리의 동포 정대세는 누구일까?
월드컵 출전 감격에 경기전 눈물펑펑

○정대세는 눈물남?


16일(한국시간) 정대세는 브라질과 경기를 위해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펑펑 흘렸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그의 양 눈은 촉촉하게 젖었다. “최고의 무대에서 최강의 팀과 만나 울었다”며 그는 ‘조국’의 대표로 모든 축구선수의 꿈 월드컵에 출전한 감동을 말했다. 각국 언론은 세계최고의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정대세의 눈물에 큰 찬사를 보냈다. 상업성에 물들고 있는 월드컵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깨닫게 하는 큰 울림이었다.



정대세는 무뚝뚝한 외모와 달리 이전에도 자주 눈물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왔다. 지난해 6월 월드컵최종예선 사우디전에서 0-0으로 비기며 44년 만에 북한의 본선진출을 이끈 후에도 윗옷을 벗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일본으로 돌아온 후에는 국내 언론과 인터뷰 도중 “이란과 경기에서 골을 넣어 북조선의 월드컵진출을 도운 박지성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하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소 진솔한 성격을 그대로 표현하는 따뜻한 눈물이다.

유창한 영어에 포르투갈어·일본어 까지

○정대세는 언어천재?


정대세는 남아공에 입성해 첫 공식훈련을 마친 후 각국 기자들 앞에 서서 유창한 영어로 답변해 모든 취재진이 깜짝 놀랐다. 정대세는 통역 없이 쏟아지는 질문을 여유 있게 듣고 다시 영어로 답변했다.

16일 정대세는 브라질 취재진과 통역 없이 능숙한 포르투갈어로 인터뷰를 했다. “세계적인 스타들인 브라질 선수들과 대화하기 위해 포르투갈어를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경기가 확정되자 소속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출신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포르투갈어를 배운 노력의 결과였다.

일본에 태어나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혔고 학교에서 한국말로 공부해 완벽히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데다 능숙한 영어에다 포르투갈어까지 축구 이상 천재적인 능력을 보이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베일속 북한팀서 유일하게 언론 접촉

○정대세는 대변인?

정대세는 베일에 싸인 북한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언론과 활발히 접촉하며 대변인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브라질전을 앞두고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브라질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용감한 마음과 강한 정신이 있다.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남아공에 도착해 가진 첫 공식훈련에서는 “축구를 통해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출사표로 크게 이목을 끌었다.


재치와 유머로 웃음주는 분위기메이커

○정대세는 유머남?

기발하고 재치 있는 성격의 정대세는 북한대표팀 분위기 메이커다. 한 국제경기에서 북한선수 전원에게 인터뷰가 금지되자 정대세는 한국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여 양해를 구한 뒤 검지를 코에 댄 후 “쉿!”이라고 말하며 버스에 오른 적이 있다.

딱딱한 분위기가 단숨에 훈훈하게 바뀌는 순간이었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는 국내 취재진의 말에는 “이 얼굴로 스타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서울에 가면 롯데월드에 꼭 가고 싶다”고 대답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훈련장에서는 손을 쓰지 않고 바지 벗기 ‘묘기’로 동료들이 배꼽을 잡는 등 언제나 주위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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