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시끄러워? 그럼 미니젤라!

입력 2010-06-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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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화제 ‘부부젤라’
소음 비판에 길이 음량 줄인 미니 등장
프랑스TV 소음제거 방송…BBC도 검토


비행기 이륙과 맞먹는 소음(127dB)으로 악명 높은 부부젤라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면서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부부젤라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여러 선수들로부터 경기장 반입금지 요청을 받을 만큼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낸다. 각국의 방송사들도 중계에 장애가 된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길이·음량 줄인 ‘미니젤라’ 등장

부부젤라의 소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길이와 음량을 크게 줄인 ‘미니젤라’가 등장했다.

18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부부젤라는 보통 플라스틱 나팔 모양으로, 길이는 약 1m 안팎이지만, 미니젤라는 길이가 10cm로 손안에 감춰진다. 작아진 만큼 소리도 작다. 그러나 부부젤라가 코끼리 울음소리 같은 중저음을 내는데 비해 미니젤라는 다소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낸다.


○유럽 방송사, 부부젤라 소음제거 방송




부부젤라가 남아공 전통악기라고 하지만, 이 소리가 낯선 유럽인들은 TV에서 들리는 코끼리 울음소리가 불편할 뿐이다.

AP통신은 프랑스 케이블TV 카날 플뤼가 17일 B조 한국-아르헨티나전 경기를 중계하면서 영화 음향효과에 사용되는 기술을 적용해 관중의 함성과 해설자의 설명은 그대로 남기면서 부부젤라 소리를 효과적으로 제거,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카날 플뤼는 향후 부부젤라 소음제거 방송을 계속할 예정이며, 영국 BBC도 부부젤라 소리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중계방송을 위해 검토에 들어갔다.


○세계적 유명세에 원조논쟁 등장

부부젤라가 지구촌의 관심을 받다보니 원조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널리 알려진 기원설은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이 의사소통을 위해 동물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던 것이 오늘의 부부젤라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8일 CNN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남아공의 나사렛 침례교회인 셤버교(Shembe Church)가 20세기 초반 종교의식에서 사용한 악기에서 부부젤라가 기원한다며 이 같은 사실이 공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10년에 이 교회 창립자인 예언자 이시아 셤버가 부부젤라를 들여왔으며 신을 경배할 때 아프리카식 드럼과 함께 연주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윔블던, 분데스리가 “부부젤라는 제발”

이번 월드컵을 통해 부부젤라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자 영국 윔블던 테니스대회 주최 측이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18일 AP통신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은 21일 개막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 관람객의 부부젤라 소지를 금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우리 팬들은 신경을 긁어대고 응원소리를 묻어버리는 그런 악기(부부젤라)를 원하지 않는다”며 홈 경기장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 내 부부젤라 반입을 금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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