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가 머물고 있는 남아공 킴벌리의 한 훈련장.
우루과이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온 한국 취재진을 본 한 우루과이 기자가 반갑다고 인사를 한 뒤 재미난 이야기를 했다.
한국 취재진을 향해 “메시 포테이토를 아냐”고 물었다. 안 다고 말하니 “그 단어를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기자들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무슨 의미인지를 이내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했다. ‘메시 포테이토’는 으깬 감자. 즉, 우루과이가 한국을 감자 으깨 듯 격파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냥 웃고 넘어갔지만 사실 그의 농담에는 뼈가 있었다.
우루과이는 이번 대회에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조별리그 A조에서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해 프랑스, 멕시코를 모두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남아공과 프랑스의 탈락은 충격이었다. 그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 우루과이는 자국 언론과 팬들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이나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4전 전패다. 골도 단 1골밖에 넣은 기억이 없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 우루과이 기자들은 8강 진출을 매우 낙관하는 모습이었다.
허정무호 태극전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내친김에 우루과이마저 격파하고, 남미징크스를 털어버리고 8강에 오르길 기대해 본다. 우루과이 기자들이 ‘메시 포테이토’라고 말한 것처럼 태극전사들이 우루과이 선수들을 우리식 표현으로 ‘묵사발’ 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킴벌리(남아공)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