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팔팔해요”

입력 2010-06-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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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식 제공… 부상관리 철저

이제 좀 지칠 법도 한데 여전히 생생하다. 피를 말리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치른 태극전사들은 활기가 넘친다.

훈련할 때도,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으로선 체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태극전사들이 생생한 비결 세 가지를 알아봤다.

○ 역시 밥심

한국 사람은 외국에 나가면 김치와 된장찌개를 그리워한다. 안 먹으면 힘이 나지 않는다. 전지훈련부터 한 달 넘게 해외에 체류 중인 선수들도 마찬가지. 선수들은 매일 한식을 먹고 있다.

김형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 조리실장과 신동일 조리사가 매일 점심과 저녁에 맛깔스러운 한국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이역만리에서 호텔식에 질려 자칫 컨디션이 떨어질 수도 있는 선수들을 위해 매일 찌개를 끓이고 제육볶음, 갈비찜, 잡채 등 한식을 만들어 입맛을 돋운다.

○ 철저한 부상관리 프로그램

송준섭 주치의와 최주영 재활팀장 등 의무팀은 대표팀 부상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전기충격기와 적외선치료기, 고주파치료기 등 첨단장비로 선수들을 체크해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치료에 들어간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거나 훈련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지거나 멍이 드는데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심한 부상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이유다.

○ 솔선수범 자기관리

요즘 선수들은 프로의식이 강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나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들이 빅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철저한 자기관리법을 배웠고 이런 선배들이 잘나가는 모습을 후배들이 따라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관리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 박주영(AS 모나코) 등 젊은 선수들도 어릴 때부터 자기관리법을 배웠고 그 결과 유럽무대에 진출해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가끔은 심심해요”

낮잠-산책-운동으로 무료함 달래

태극전사들은 이번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일상생활의 무료함을 어떻게 달랠까. 한국축구대표팀은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가는 단순한 생활을 한다. 그렇다 보니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을 느낄 기회가 거의 없다. 대표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태극전사들의 숙소를 들여다봤다.

○ 그래도 축구

휴식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역시 다른 팀의 경기를 보는 것이다. 그냥 혼자 보면 재미가 없으니 삼삼오오 모여서 약간의 돈을 건다든지 물건 사주기 내기를 하면서 관전한다. 슬로바키아-이탈리아(슬로바키아 3-2 승), 일본-덴마크(일본 3-1 승) 경기에서 이변을 지켜보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피파축구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선수도 많고 한국이 상대할 팀의 영상자료를 분석하는 학구파도 있다.

○ 테니스와 탁구

베이스캠프가 있는 루스텐버그에는 테니스장과 탁구장 시설이 갖춰져 있다.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짬이 나면 테니스를 친다. 숙소생활의 무료함과 경기의 긴장감을 테니스공을 때리며 풀고 있는 셈이다.

이운재(수원)와 이영표(알 힐랄)는 탁구를 자주 친다. 식당 근처에 탁구장이 있어 틈만 나면 탁구를 친다. 둘은 자존심을 걸고 내기 탁구를 즐기는 라이벌로 알려져 있다. 김영광(울산)과 김재성(포항), 이승렬(서울), 조용형(제주) 등도 탁구를 즐긴다.

○ 낮잠 그리고…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니드)은 “잠자는 것 외에 하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오스트리아 전훈 때 설문조사에서도 ‘휴식시간에 수면을 취한다’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듯이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낮잠을 즐기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 선수도 있다. 루스텐버그의 대표팀 숙소인 헌터스레스트호텔 주변엔 파3 골프장이 갖춰져 있어 선수들이 산책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대표팀이 루스텐버그를 떠나는 순간 선수들의 취미생활은 줄어든다. 루스텐버그는 한적한 곳에 휴양 목적으로 호텔을 지어 다양한 시설이 있다. 하지만 포트엘리자베스와 더반, 요하네스버그 등 도심에 있는 호텔은 장소가 협소한 데다 시설이 다양하지 못해 선수들이 즐길 게 상대적으로 적다.

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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