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룬 축구국가대표팀이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허정무 감독이 미소를 지으며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K리그 컴백? 유소년 축구교실? 축구협 기술고문?
대표팀 감독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허정무 감독의 향후 행보는 차기 사령탑 못지않게 관심을 끈다. 허 감독이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분명히 할 일이 있고, 그의 거취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허 감독은 2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당장은 휴식을 취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의 휴식이 오래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K리그 사령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포항 스틸러스를 비롯해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준비 중인 광주시민프로축구단 등의 사령탑이 현재 공석이다.
포항이 제법 긴 시간 동안 사령탑을 비워둔 것은 허 감독을 모셔오기 위함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허 감독 역시 기자 회견에서 “당장 K리그로 간다든지 등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K리그 감독 제의가 오면 굳이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평소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등 유소년 축구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유소년 육성에 전념할 수도 있다. 허정무 축구교실이 지난해 문을 연 목포축구센터로 옮겨가 ‘목포축구센터장’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 감독은 “한국 축구에 은혜를 받았는데, 내가 아니라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그 빚을 갚아주지 않을까 싶다”며 유소년 축구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길도 있다. 축구협회 기술고문 등을 맡아 외곽에서 대표팀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이를 제안하더라도 허 감독이 후임 감독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봐야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