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핫이슈는 ‘포스트 허정무’ 인선 작업이다. 검증된 지도자 4명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더욱 흥미를 끈다. 과연 누가 독이 든 성배를 받을 것인가? 스포츠동아DB
뚜껑 열어봐야 알지! 4인 후보 비교해 보니…
대표팀 연속성+허감독 적극추천김학범·최강희·조광래씨도 물망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대표팀 허정무 감독이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령탑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감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허 감독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대한축구협회도 허 감독의 뜻을 존중해 7일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를 열고, 차기 감독 선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유력한 후보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일 “현업에 전념하고 싶다”며 제의가 와도 고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누가될까.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허 감독을 보좌하며 16강행에 힘을 보탠 정해성 수석코치와 해박한 축구 지식과 전술에 능한 김학범 전 성남 감독 등이다. 허 감독은 이날 노흥섭 월드컵대표단 단장을 만나 정 수석코치를 차기 사령탑으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광래 경남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의 이름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기술위는 대표팀의 연속성 차원에서 정 수석코치의 승격과 ‘공부하는 지도자’이미지의 김 전 감독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해성:연속성 대표팀 수석코치 2002·2010 신화 주역
‘연속성’이란 측면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K리그 제주 사령탑을 맡다 2008년 1월 허정무호 출범에 맞춰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정해성(52) 코치는 ‘함께 뛰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쩌렁쩌렁 그라운드를 울리는 호령이 트레이드마크인 정 코치는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게 큰 장점이다. 1995년 포항제철(현 포항)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에 입문한 뒤 96년 처음으로 트레이너로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올림픽팀과 대표팀 코치로도 활약했고, 2003년 전남 코치를 거쳐 2004년 처음으로 부천SK(현 제주) 사령탑에 올랐다. 정 코치는 2002한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과 함께 코치로서 4강 신화의 주역이 됐고, 2007년 12월부터 허 감독과 다시 뭉쳐 또 한 번의 기적을 창조했다.
대표팀 사령탑이 바뀌었던 과거 사례를 보면 정 코치에게 협회가 지휘봉을 맡길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2002년 히딩크 감독이 떠난 뒤에는 박항서 코치가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었고, 2006독일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의 후임으로 당시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던 핌 베어벡 코치를 감독으로 앉혔다.
‘김학범:지략가’ 전 성남 일화 감독, 공부하는 지도자
김학범(50) 전 성남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
팀을 지도하면서 틈이 날 때 마다 유럽 등지로 연수를 떠났고, 성남 지휘봉을 놓은 이후에도 일본,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허정무호의 발목을 번번이 잡은 남미 축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의 학구열은 모든 축구 인들이 인정하고 있을 정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이름을 딴 ‘학범슨’이란 닉네임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술적인 지식이 풍부하다.
모교 명지대학교에서 체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1998년부터 2004년 12월까지 성남 수석코치를 맡았고, 2005년 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정식 사령탑에 올라 성남을 K리그 최고의 클럽으로 키워냈다.
‘조광래:조련사’ 경남FC 감독, 이청용 발굴 탁월한 눈
조광래(56) 경남 감독과 최강희(51) 전북 감독도 선수 조련에는 일가견이 있다. 조 감독은 스타급 멤버가 없는 가운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약체로 꼽히던 경남을 단숨에 상위 클래스로 도약시켰다.
특히 선수를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청용(볼턴)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 86멕시코월드컵에서 현역으로 뛴 조 감독은 92년부터 3년간 대우 로얄즈 감독을 맡았고, 95∼97년 수원 수석코치, 98년부터 2004년까지 안양LG와 서울을 이끌었다. 2008년부터 경남을 이끌고 있다.
‘최강희:리더십’ 전북 현대 감독, 부드러운 리더십 K리그 우승 경험 풍부
최강희 전북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는 ‘부드러운 리더십’이다.
경험도 부족하지 않다. 95년부터 97년 수원 트레이너로 지도자에 입문한 뒤 98∼2001년 수원 코치로 활약했다. 이후 대표팀 및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았고, 2005년 7월부터 전북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6년 K리그 클럽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뒤 작년에는 K리그를 석권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