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1일 우천연기…선발일정 밀려
두 괴물 투수 문학서 맞대결 유력해
야구계 종사자들은 “지금이야말로 류현진 대 김광현의 맞대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곧잘 말하곤 한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다가 월드컵이라는 폭탄을 맞았고, 맹위를 떨치는 무더위 정국을 한방에 뒤엎기에 이 이상의 카드가 없다는 논리다. 이 카드만 성사되면 일거에 매스컴이 주목하게 되고, 단숨에 야구정국으로 팬들을 흡입시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이 11일 사직구장에 내린 비로 인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원래 11일 SK의 롯데전 선발은 글로버였다. 그러나 이 경기가 우천 순연됨에 따라 자연스레 13일 문학 한화전의 선발이 가능해졌다. 글로버가 11일 던졌더라면 SK의 13일 선발 옵션은 김광현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송은범은 컨디션이 썩 좋지 못하고, 카도쿠라나 고효준은 날짜자체가 안 맞는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SK는 내부적으로 13일 글로버, 14일 김광현 선발을 결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주변 정황을 재검검하고 최종 결정권자인 김성근 감독이 조정할 여지는 남아있다.
그러나 김광현이 계획대로 나온다면 7월14일이 류현진과의 빅뱅 D-데이가 될 수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14일 혹은 15일이 유력한데 14일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1일까지 11승(4패), 방어율 1.69, 133탈삼진으로 투수 3관왕을 달리고 있다.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까지 1위인 절대 에이스다. 이에 필적할 유일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김광현은 11승(2패), 방어율 2.22, 9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두 투수 공히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에 어느 때보다 공평한 조건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