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로이스터, 문제는 불펜 운용이야!”

입력 2010-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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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터 감독. 스포츠동아 DB

SK전서 드러난 용병술의 딜레마
9일 한박자 빠른 교체통해 역전승 일궈
10일 승부처서 휴식조 배려 패배 자초
투수운용 안정돼야 PO넘어 우승 성취

11일 경기가 우천으로 열리지 못하면서 4위 롯데는 선두 SK와의 주말 3연전을 1승1패로 마감했다. 9일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10일엔 2-6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SK와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10패를 마크했다.

롯데 입장에서 1승1패로 끝난 주말 게임은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9일 승리는 SK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고양이 앞의 쥐’처럼 절대 약점을 잡혔던 것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하지만 10일 패배는 롯데가 왜 SK에 상대전적에서 밀리고 선두권으로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지를 보여줬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롯데는 5위 LG, 6위 KIA와 4강 경쟁을 하고 있다. 롯데가 또 한번 가을잔치에 나서고, 개막 전 로이스터 감독이 밝혔던 ‘우승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분발이 요구된다. SK와의 두 게임에서 확인한 지향점과 과제에 주목해야하는 것도 그래서다.

○작전의 승리


9회말 홍성흔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둔 9일 게임에 대해 롯데 한 관계자는 ‘작전의 승리’였다고 반가워했다. 0-3을 3-3으로, 3-4를 4-4 동점으로 만든 힘에는 로이스터 감독의 ‘한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3-4로 뒤진 5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선발 장원준을 빼고 배장호를 투입했다. 평소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스타일에서 과감히 벗어났고, 이는 적중했다. 6회 1사 2·3루에선 정근우를 고의 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편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상대 벤치가 이호준을 대타로 내자 투수를 김일엽으로 곧바로 바꿨고, 재차 대타로 나선 김재현을 범타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소와 다른 투수교체를 하면서 선수들로 하여금 ‘이겨야 한다’는 투지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숙제를 안겨준 패배

이튿날인 10일, 롯데는 13안타를 치고도 8안타를 친 SK에 졌다. 1회 김주찬의 무리한 베이스러닝이 초반 분위기를 넘겨줬고, 5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출루에 성공했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다. 특히 1-3으로 뒤진 7회, 박재상 타석 때 선발 송승준 대신 투입한 왼손 불펜 허준혁이 추가적시타를 허용한게 아쉬웠다. 평소 구위로 볼 때 또다른 왼손인 강영식의 불펜 투입이 점쳐졌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허준혁을 내보냈고 이 때 사실상 게임을 넘겨줬다. 불펜투수의 휴식을 보장하는 로이스터의 투수 운용을 볼 때, 강영식은 이날 ‘휴식조’였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로이스터의 투수 운용이 한국에선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는 한 해설자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승리가 간절할 때 때론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이날은 그렇지 못했다는 말이다. 2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맥없이 주저앉았던 롯데는 두 번 모두 단기전 투수운용에서 미흡한 점을 보였다. 그런 측면에서 또 다른 숙제를 안겨준 10일 경기였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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