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도스키. 스포츠동아 DB
번사이드와 맞대결 복수…완봉은 무산
지난 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 롯데 용병 사도스키(28·사진)는 8이닝 동안 단 3점만을 내주고도 쓴맛을 맛봤다. 개인적으로 5월 21일 이후 첫 패전의 멍에였다. 당시 상대 선발투수는 번사이드였고 그는 5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하고도 승수를 챙기는 행운을 맛봤다.
그로부터 6일이 지난 13일. 사도스키는 번사이드와 다시 만났다. 장소는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 그는 직전 등판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이를 악물었고, 결과는 그야말로 ‘멋진 복수’로 끝을 맺었다.
8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져 4사구 하나 없이 단 1안타만을 내주는 빼어난 투구였다. 동료들은 6일전 잘 던지고도 패전의 아픔을 맛봤던 그에게 보상이라도 해주듯,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어깨를 가볍게 했다. 주무기인 싱커는 날카롭게 떨어졌고, 빠른 템포의 투구 패턴에 상대 타자들은 영 힘을 쓰지 못했다. 1안타 무4사구 완봉이 기대되던 9회말. 그는 원아웃을 잡은 뒤 볼넷과 2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며 2점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종 결과는 8.1이닝 2실점. 시즌 7승째(6패)를 수확했고, 6일전 웃었던 번사이드는 3이닝 6실점으로 이번엔 패전 멍에를 썼다.
한국 무대 첫 완봉·완투승이 날아갔건만, 사도스키의 얼굴엔 아쉬움보다 뿌듯함이 더 많아 보였다. “9회초 공격이 너무 일찍 끝나면서 제대로 몸을 추스르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랐다. 몸도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겼으니 괜찮다”고 했다. “완봉승이 무산됐지만, 아쉬움을 남긴 결과가 다음 등판에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긍정적 시선으로 이날 결과를 받아들였다.
“지난 마산게임에서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볼은 그런대로 좋았다”고 돌아본 그는 “지난 등판보다 오늘 등판에서 더 만족할 수 있는 투구를 했다는 게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등판 전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볼이 좋았다”며 “볼 카운트가 좋지 않을 때 던진 싱커가 잘 통했다”고 칭찬했다. 시즌 초반, 한때 퇴출설이 제기되는 등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사도스키. 그는 이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아름다운 백조’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목동|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