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스포츠동아 DB
‘롯데-최향남’ 국내복귀 줄다리기
최향남 “개인계획…시간 더 달라”日 진출 실패…美 재시도 가능성
롯데, 불펜운용에 큰 도움 되지만…
17일 무조건 마무리 ‘마지막 배려’
롯데 복귀가 초읽기로 보였던 불펜투수 최향남(39·사진)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최향남이 ‘개인적인 계획’을 이유로 계약협상을 미뤘고, 롯데는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고 17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13일 넥센전이 열린 목동구장 기자실을 찾아 “그동안 두서너 차례 통화만했던 최향남과 (귀국 후)처음으로 직접 만나고 오는 길”이라며 “최향남이 개인적인 계획이 있어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17일까지 결론을 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날짜가 지나면 우리로서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최향남은 빅리그 도전에 실패한 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여기에서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롯데는 배려심(?) 깊은 구단
구단 내에서조차 미국에서 실패한 후 곧바로 롯데 문을 두드리지 않고 오릭스 입단 테스트를 거친 최향남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롯데는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접촉한 뒤 갈 곳이 없으니까 오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것이란 우려에서다. 가능성도 없는 일본 무대를 노크한 최향남도, 미국에서 방출된 뒤 곧바로 영입작업을 하지 못한 구단도 일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개인 일정이란?
그럼에도 최향남은 계약 협상을 위해 만난 배 단장에게 ‘개인적인 계획’을 이유로 시간을 요구했고,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배 단장은 결국 17일까지 시간을 허락했다. 최향남이 밝힌 ‘계획’이란 미국 진출 재시도일 가능성이 크다. 최향남은 LA 다저스 트리플 A 앨버커키에서 방출된 뒤 일본 무대를 노크하면서 동시에 에이전트를 통해 미국 내 타구단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마흔에 가까운 그를 다시 받아줄 빅리그 구단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로이스터 감독의 압박
배 단장이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기에 앞서,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기자들과 만나 “공정한 조건이라면 15분 내에 사인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구단은 최향남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배려를 해 줬다. 이제 빨리 복귀해야 한다. (계약 협상을 오래 끈다면) 안 와도 좋다”고 압박했다. 로이스터 감독 말대로 롯데는 최향남이 미국 진출을 원할 때도 헐값에 풀어줬고, 오릭스 입단 테스트도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15분 내 계약’이라는 말로 최향남을 압박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은 17일까지 연장됐다.
○돌아오면 도움이 될 것
올 시즌 불펜 요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가 ‘곱지 않은 시선’을 알고 있으면서도 최향남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그가 복귀한다면 ‘1이닝 불펜 투수’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 간판 타자는 “향남이 형이 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그가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돌아가는 모양새가 영 매끄럽지 못하다.
목동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