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i5 / i7 최고의 오버클러커는 과연 누구?

입력 2010-07-20 14: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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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기반 PC의 성능을 최대로 이끌어낸 오버클러커는 과연 누구일까?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대표 성장현/손윤환)가 지난 17일 다나와 본사 세미나실에서 최고의 오버클러커를 가리는 '다나와 오버클러킹 챌린지 2010'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배수 제한을 없애 오버클럭에 유리해진 인텔 코어 i7-875K 프로세서와 인텔 코어 i5-655K 프로세서를 이용해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내는 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수 제한과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i7-875K / i5-655K)에 대해…

CPU의 동작 속도는 기본 클럭(동작 속도)에 배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에 CPU는 지정된 배수에 따라 제품의 등급(가격대)이 나뉜다. 때문에 CPU 제조사는 소비자가 임의로 동작 속도를 바꿀 수 없도록 배수를 고정시키는 조치(배수락, 배수 제한)를 취해왔다.

하지만 PC 매니아를 위한 최상위 제품군(익스트림)에만 예외로 배수 고정을 풀어주어, 임의로 동작 속도를 조절(오버클럭, 다운클럭)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에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CPU(i7-875K / i5-655K)는 익스트림 제품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배수 제한이 풀려 있어, 오버클러커들에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대회장을 찾은 20개 팀(프로세서별 10팀씩) 선수들은 대회 시간 내내 진지한 모습으로 준비해온 자신만의 오버클럭 노하우를 뽐냈다.

대회를 위한 시스템은 앞서 이야기한 2가지 프로세서 외에 메인보드는 MSI P55-GD61, 그래픽카드는 렉스텍 블랙라벨 지포스 GTS250 숏바디 512MB ix2000, 하드디스크는 인텔 X25-V SATA SSD 40GB, 메모리는 지스킬 DDR3 PC3-16000 CL7D 4GBPIS, 파워서플라이는 시소닉 S12II-520 브론즈, 케이스는 튜렉스 DIY 2.2 투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오버클럭을 위해 선수들이 준비한 다양한 쿨링 시스템(액화 질소 제한, 공랭/수랭 방식의 쿨러만 사용)이 대회장을 수놓았다(사실 이날 대회는 기본 시스템은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펼쳐졌으며, 각자 준비한 쿨링 시스템을 통해 오버클럭의 주적인 ‘온도’를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포인트였다).


오버클러킹 챌린지의 개막을 알리는 식전행사가 끝나고, 비로소 경쟁에 돌입한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대회장의 열기는 어느새 후끈 달아올랐다. 여건상 관람객을 모시지 못한 탓(대회가 펼쳐진 공간이 협소해 선수와 스태프, 관계자, 기자단 외에 출입을 제한)에 세계 대회처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쿨링 시스템을 장착해,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세차게 돌아가는 공랭 시스템(히트파이프와 쿨링팬을 이용한 방식) 너머로 조용한 강자 수랭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액화 질소를 사용할 수 없는 제한을 고려해 비장의 드라이아이스 준비한 팀이 등장하자 모든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이들이 준비한 쿨링 시스템은 수랭 파이프의 길목에 드라이아이스를 채우고, 알코올을 뿌려 냉각수의 온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치열하게 펼쳐진 경기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고, 선수들은 하나 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최종적으로 안정성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번 오버클러킹 챌린지 순위 책정은 정해진 시간에 다다르면, 스태프 입회(점수 확인 및 기록을 위함) 하에 오버클러킹 상태로 3가지 프로그램(CPU-Z: 클럭 측정, Super Pi: 연산속도 측정, Cine Bench: CPU 중심의 랜더링 벤치마크)을 실행해 나타난 점수를 분야별 배점으로 환산해 이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점수 측정 방식은 대회 진행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세계 대회의 경우 프로그램마다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각각 세팅(오버클럭 설정을 다르게 하여 최적화함)을 달리해 점수를 측정하는데, 프로그램의 특성은 무시한 채 한 번의 세팅으로 모든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 선수들의 불만이 야기됐다.


이번 대회는 물론 국내외 유수의 오버클럭 대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남대원씨는 “오버클러킹은 가슴이 탁 틔는 스포츠 단거리 종목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이번 대회는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까닭에 답답함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불만을 인지한 심사위원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점수 측정 방법을 변경할지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결국 사전에 공지한 대로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장대비가 내린 궂은 날씨, 오버클럭 대회가 열린 협소한 현장은 20여 대의 PC가 쏟아낸 열기와 인파(선수, 기자단, 스태프)로 그야말로 꿉꿉하기 짝이 없었다. 습도는 그렇다 쳐도, 냉방기의 들쑥날쑥한 성능은 온도에 민감한 오버클럭 대회장에 어울리지 않았다.

여기에 산만한 진행과 점수 측정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바쁘게 뛰어다니는 관계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로 안구에 습기가 차올랐다. 부족한 인프라 속에 끝내 운영 미숙을 드러낸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국내 오버클럭 대회에서 더는 이런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텔 i7 부문 1등을 차지한 ‘프로젝트 T’ 팀의 김태욱 김태승 형제

인텔 i7 부문 1등을 차지한 ‘프로젝트 T’ 팀의 김태욱 김태승 형제


그리하여 최종 점수를 집계한 결과 코어 i7 부문에선 총점 85점을 획득한 ‘프로젝트T’ 팀, 코어 i5 부문에선 총점 89점을 획득한 ‘씨디맨’ 님이 각각 1등의 영예를 안았다(i7 부문 2등 수상팀: 흰강아지, 3등 수상팀: 박대박/ i5 부문 2등 수상팀: A little more, 3등 수상팀: 대세는 클럭. 이상 6명).

이들에겐 각각 대회에 사용된 인텔 코어 i7-875k 프로세서와 인텔 코어 i5-655k 프로세서 탑재된 데스크톱 PC가 제공됐으며, 2등/3등 수상팀에도 각각 40만 원, 3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됐다.
인텔 i5 부문 1등을 차지한 ‘씨디맨’ 님

인텔 i5 부문 1등을 차지한 ‘씨디맨’ 님


이번 오버클러킹 챌린지에 프리미엄 스폰서로 참가한 인텔의 관계자는 그간 익스트림 제품이 매니아를 위한 유일한 제품이었다면서, 매니아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제품을 기획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가 올 6월에 출시된 i5 655K, 코어 i7 875K 프로세서라고 말했다.

이어 i5 655K, 코어 i7 875K 프로세서는 잘 알다시피 배수 제한이 풀려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오버클럭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제품에 관심이 뜨거운 한국에서 오버클러킹 챌린지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런 형식적인 인사를 뒤로하고, 인텔의 관계자에게 마지막으로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봤다. 우선 새로운 프로세서 제품군이 경쟁사 블랙 에디션(배수 제한이 풀린 AMD의 프로세서 제품군을 지칭)에 영향으로 탄생한 것은 아닌지 물어보니, 매니아들의 요구를 반영했을 뿐 그 어떤 영향이나 자극은 없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프로세서 제조사의 입장에서 오버클럭으로 인한 리스크(손실)가 염려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딱 잘라 ‘전혀 부담이 없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상식적으로 무리한 오버클럭으로 인해 프로세서가 고장 나면 눈으로 사용자의 과실을 확인할 수 없는 한 제조사가 이를 교환 또는 수리해줘야 한다. 따라서 리스크가 가중되기 마련인데, 이토록 여유로운 대답에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이리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린 다나와 오버클러킹 챌린지는 참가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과 치열한 경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PC 매니아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처럼 앞으로도 좀 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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