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친선 경기라도 승리는 중요하다. 1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승렬,최강희 감독, 이동국, 구자철(맨 왼쪽부터)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4일 친선경기 갖는 K리그 올스타들의 각오
“자존심이 아닐까요? 그렇잖아요. 요즘 분위기가. (결과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죠.”시종 유쾌했지만 결국 뜻은 하나로 모아졌다. ‘자존심’이 화두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전통의 강호 FC바르셀로나와 친선전(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올스타전 미디어데이에선 참석자 모두가 승리를 다짐했다.
K리그 올스타팀 사령탑 최강희 감독(전북)은 “올스타전은 가볍고 기분 좋게 해야 하는데 승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 세계의 격차가 많이 좁혀져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라운드를 직접 누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동국(전북)은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즐거움을 주는 게 맞지만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과 최선을 다하겠다. 예전 올스타전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했고, 이승렬(서울)과 구자철(제주)도 “올스타에 뽑혀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승패를 쉽게 생각할 수 없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필승 대책은 역시 최상의 조직력이다.
“올스타팀도 일종의 대표팀이다. 막상 뽑고 보니 (올스타팀 전력이) 그럴싸했다”던 최 감독은 “바르셀로나에 스페인대표팀 다수가 오지 않아도 손발을 오래 맞춰온 단일팀이므로 조직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우린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이틀 밖에 없다”며 걱정했다.
이어 “앞으로 내게 올스타팀을 이끌게 한다면 상대는 바르셀로나 등 강호가 아닌 말레이시아 팀으로 해달라”는 색다른 요구를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의 백미인 흥밋거리들을 빼놓을 수는 없을 터. 골 세리머니 얘기가 나오자 이승렬은 “아직 동료들과 상의하지 못해 결정을 못했는데, 감독님이 아실 것”이라고 공을 넘겼고, 이에 최 감독이 “(이)승렬이가 골을 넣으면 제가 골 뒤풀이를 하라는 의미냐”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아직 준비한 게 없다”고 말한 이동국에게도 최 감독은 “(이)동국이는 지난 주말 K리그에서 퇴장을 당했으니 골 세리머니를 해선 안 된다”며 면박을 줬다.
한편, 막강한 상대를 막기 위한 ‘개인 전략’이 주제가 되자 이동국은 “개인보다 팀 조직 플레이”를, 이승렬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해결책 찾기”를 꼽은 반면, 구자철은 ”수비수 김형일 선수가 메시를 막겠다며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으니 잘 얘기해두겠다“고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