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페인샌드 양키스 현장] 찬호 “굴곡은 있는법…다시 일어설 것”

입력 2010-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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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지명양도…방출 대기자 신분
7월3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 박찬호는 길이 기억될 순간을 겪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후배인 클리블랜드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다. 그리고 이틀 후, 박찬호와 양키스의 관계는 끝났다.

박찬호는 8월1일 지명양도조치에 따른 방출 대기자 신분이 됐다. 박찬호의 빈자리에는 클리블랜드에서 트레이드 영입한 케리 우드가 들어왔다. “서글프지만 이 세계가 원래 이렇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납득한다. 이런 경우를 전부터 봐왔고, 나 역시 경험해봤다. 이제 나는 오직 미래만 생각할 뿐이다.”

박찬호는 6개의 메이저리그 팀을 겪었지만 이번 방출 통보는 그의 야구인생에서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07년 6월4일 있었다. 당시 소속팀 뉴욕 메츠는 단 한번의 선발 기회만 주고 나서 그를 방출시켰다. “메츠에서 방출됐던 3년 전에 비해선 지금이 낫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그때는 정말 악몽이었다. 지금은 그래도 괜찮다. 양키스에서 많은 추억을 남겼으니까.”

올 시즌 박찬호는 29번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5.60을 남겼다. 햄스트링을 다친 탓에 한 달을 결장하기도 했다. 그의 유일한 1패는 개막전에서 당한 것이었는데 펜웨이파크에서 보스턴 상대로 0.2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첫 패배를 당한지 3일 후 보스턴을 맞아 첫 승을 거뒀다.

박찬호는 4월15일∼18일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힘든 시기였다. 당초 각오했던 것보다 (복귀까지가)더 길어졌기에 힘들었다.” 박찬호가 말했다. “더 오래 부상자 명단에 있으니까 오만가지 생각이 더 많아지게 되더라. 그러다 복귀할 기회를 잡았고, 잘 해냈다. 그러나 돌아오고나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하려고 했었나보다. 복귀하고 나서 첫 주 만에 나는 지쳐버렸다. 결국 힘든 시즌이 되고 말았다.”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뒤 박찬호는 7.2이닝을 던져서 8실점을 했다. 5월 방어율만 9.39에 달했다. 그러나 6월에 강한 반격을 시작했다. 5연속경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그 다음 5경기는 끔찍했다. 7이닝을 던지는 동안 8점을 줬다. 방어율 10.29를 기록, 6월 초반 보여준 꾸준함을 찾기 어렵게 됐다.

그러다 다시 7월4일 기점으로 박찬호는 양키스에서의 최고의 기세를 보여줬다. 7경기 등판에 1자책점만 기록한 것이다. 7월30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첫 5타자를 내리 범타 처리했다. 여기에는 추신수의 삼진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다음부터 내리막길이었다. 2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으로 3실점, 결국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 최후의 등판이 됐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그것이 야구다. 세상 누구나 그렇다.” 박찬호는 돌아봤다. “나는 지금이 나쁜 시절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누구나 굴곡은 있다. 지금이 나에게 시련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나는 경험에서 배워왔다.”지명양도란?

지명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새 선수를 추가하기 위해 기존 선수를 빼는 ‘방출대기’ 조치다.

지명양도된 선수는 10일 이내 새 팀(메이저리그)을 물색해야 한다. 자신을 원하는 팀이 나서지 않으면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할 수도 있고, 해당 구단에서 제시한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트레이드조차 여의치 않은 노장들에게 지명양도 조치를 취하곤 한다. 또 마이너리그 옵션을 모두 소진한 젊은 선수들에게도 불가피하게 지명양도 절차를 적용한다.


마크 페인샌드. 뉴욕 출생으로 10년간 여러 매체에서 뉴욕 양키스 담당 기자로 일해왔다. 뉴욕데일리 뉴스에서는 4년 째 양키스를 담당 중.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뉴저지에 살고 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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